성준이(12·경기 분당 탄천초등학교 4년)가 터치스크린을 눌러 ‘③ 90장’을 선택하자 ‘빰빠라밤∼’하고 정답을 알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4단계까지 모두 통과한 성준이는 “컴퓨터한테 8:2로 이겼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24일 낮,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신문박물관(프레시움·Presseum). 아침부터 진눈깨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 곳은 사람들로 붐볐다.
대부분 봄방학을 맞은 자녀에게 현장학습을 시켜주려는 30∼40대 엄마들과 초등학생들. 남매를 데리고 이곳을 찾은 이영주씨(40·경기도 분당)는 “알기 쉽게 전시가 잘 돼 있고 무엇보다 신문제작이나 퀴즈처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코너가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만족해했다.
지난해 12월15일 문을 연 신문박물관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신문 전문 박물관. ‘미디어영상관’ ‘신문역사관’ ‘기획전시관’ 등으로 꾸며진 신문박물관은 ‘교육’(education)과 ‘놀이’(entertainment)를 접목시킨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의 개념을 도입해 어린이들의 ‘학습장’으로 인기다.
개관이후 학생들의 단체 관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가족끼리 많이 찾는 주말에는 하루 800여명이 몰릴 정도다.
딸 재선이(12)와 함께 온 김경실씨(37·서울 상계동)는 “신문박물관 인터넷 사이트를 미리 찾아 어떤 전시물이 있는지 아이와 함께 공부하고 오면 더 알차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문박물관 홈페이지(www.presseum.org)에도 방문 소감을 적은 글이 많이 올라와 있다.
“박물관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 정말 감탄했다.”
“세계에 신문 박물관을 가진 국가는 7개국뿐이라는데, 자부심이 느껴진다”
신문박물관에서 가장 붐비는 곳은 ‘신문제작코너’. 가상 현실시스템을 응용해 관객들이 신문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다. 관람객이 9개의 배경화면 중 하나를 골라 사진을 찍은 뒤 짤막한 방문소감 등을 컴퓨터에 쳐넣으면 자신의 얼굴이 담긴 ‘맞춤신문’을 한 부씩 가져갈 수 있다.
이 코너의 안내를 맡고 있는 지영주씨는 “초등학생 저학년은 호랑이사진을, 고학년은 축구장이나 청와대 배경을 좋아하고 어머님들에게는 동아일보 야경이 인기”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신문에 관한 상식을 다룬 퀴즈코너와 5분마다 상영하는 애니메이션 ‘쥬라기신문’과 ‘기자의 하루’ 등도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지만 목요일은 직장인을 위해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02―2020―1830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