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서당 훈장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릴 때부터 종이와 먹의 번짐에 큰 관심을 가져왔고 나중에 독학으로 공부해 수채화의 영역을 개척했다. 보통 밝은 색부터 시작해 어두운 색으로 칠해 들어가는 전통 수채화 그리기 방식을 거부하고 어둡고 진한 색을 먼저 칠한 뒤, 그것을 다시 번지게 하거나 탈색시켜 현무암이나 화강암 등의 재질감을 절묘하게 만들어 내기도 했다. 수채화답지 않은 묵직한 화면과 변화무쌍한 물감번짐, 질박하면서도 화사함 등은 그만의 화풍을 만들어내고 있다. 10∼100호 크기의 그림들에서 그는 최근 세 차례나 방문했던 러시아 수즈달 마을과 그의 고향(전남 무안) 마을의 풍경, 농부와 일하는 사람, 여인 누드, 팬지꽃 등을 담아내고 있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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