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통화자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방의 말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찍 끊거나, 자신도 필요한 말만 하게 된다. 일종의 직업병이다.
그렇지만 얼마 전 휴일 점심을 때우기 위해 114전화 안내원에게 했던 실수담은 자신이 생각해도 민망하다.
“여보, 피자집 전화번호 알아?”
“아니, 114에 물어보면 되잖아.”
전화를 걸자 안내원 대신 안내 방송이 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지금 다른 전화를 안내 중입니다. 전화가 끝나면 곧 연결해드리겠습니다….”
잠시후. 안내원의 상냥하고 친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녕하세요, 안내 ○○○번….”
“여보세요. 여기 보광동 ○○아파트인데요, 야채피자하고 스파게티 하나 배달해주세요, 빨리요.”
“네?”
“참, 피클을 많이 넣어주세요.”
“아니, 여기는 전화번호를….”
“전화번호는 797―○○○○요, 2시에 나가니까 늦으시면 안돼요.”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