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세상]도둑맞은 '개인 정보'

  • 입력 2001년 3월 6일 19시 03분


30대 직장인 J씨. 사업을 하는 대학동창이 최근 인터넷 사이트를 열었다는 얘길 듣고 들어가 봤다.

내용도 풍부한 데다 친구의 사업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회원으로 가입하기로 했다. 이름 주소 아이디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적어넣은 뒤 ‘회원 가입하기’를 클릭.

곧바로 ‘중복된 주민등록번호가 있으니 확인해 달라’는 조그만 창이 떴다.

어안이 벙벙해져 친구에게 연락을 취했다.

“내 주민등록번호를 훔쳐 쓰는 사람이 있나봐.”

“글쎄 왜 그럴까. 한 번 확인해 볼게.”

영 찜찜해서 다른 친구에게 물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별 답답한 친구 다 보겠다는 듯이 시큰둥한 대답이 날아왔다.

“요즘 자기 이름으로 회원가입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그래. 다 가짜라고. 개인정보가 빠져나갈지도 모르잖아.”

결국 회원가입에 실패하고 며칠 뒤 그 사이트에 다시 들어간 J씨. 장난삼아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넣고 로그인을 시도했다. 놀랍게도 ‘×××님, 환영합니다!’는 글이 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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