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세대 '기여우대 입학제' 추진

  • 입력 2001년 3월 7일 18시 33분


연세대는 이르면 2002학년도부터 학교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의 자녀에게 입학시 혜택을 주는 ‘기여우대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연세대 김우식(金雨植)총장은 7일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연세대를 위해 정신적 교육적 금전적으로 크게 기여한 인물 가문 기업 단체에 대해 보은의 차원에서 자녀에게 입학 혜택을 주는 것을 포함한 기여우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총장은 “이를 위해 어떤 인물이나 기업 등이 연세대를 위해 얼마만큼 기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면서 “교육인적자원부에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줄 것을 공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기여우대제를 시행하기 위해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기여우대제 위원회’를 구성, 우대의 대상 및 혜택을 종류 등 각종 규정을 만들어 공개적으로 대상자들에게 혜택을 주기로 했다.

김총장은 “시민단체(NGO) 대표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해 기여우대제가 시행되는 모든 과정을 감시하는 등 투명성을 확보해 이 제도가 국민의 공감을 얻어 잡음 없이 정착되도록 하겠다”면서 “NGO 대표가 직접 이 제도를 관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총장은 이 제도가 돈을 주고 대학 합격증을 사는 식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학부모가 자녀가 입학하는 해에 돈을 주고 합격증을 사는 식으로는 절대 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제도로 입학하는 학생들을 일반 학생들의 연세대 입학 기회를 제한하지 않도록 정원외 입학 형식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장은 이어 “이 제도로 인해 형성되는 발전기금은 모두 학생들을 위해 재투자할 것”이라며 “가난한 학생들은 이 제도로 인해 더 많은 장학금을 받아 안정적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일반전형의 경우 ‘보편적 교육적 기준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정원외 입학의 범위에 기여우대제를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립대들은 재정난 등을 이유로 연세대가 이번에 구상한 ‘기여우대제’와 유사한 기여금입학제를 90년대초부터 실시할 것을 요구해왔다.

미국의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외국의 상당수 대학들은 기여금입학제를 실시하고 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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