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자원연구소에 의뢰해 궁중유물전시관에 소장 중인 직사각형 기둥모양(사각봉)의 놋쇠자(조선시대 표준 자)를 모델로 삼아 복제품을 제작했다.
이 놋쇠자는 조선시대의 각종 자료를 참고로 해 영조 16년(1740)경에 제작한 것. 길이 246㎜, 폭 12㎜, 높이 15㎜. 4각 기둥의 각 면에 주척(周尺) 황종척(黃鐘尺) 영조척(營造尺) 조례기척(造禮器尺) 포백척(布帛尺)이라는 명칭과 눈금, 사용법이 음각되어 있다. 하나의 놋쇠막대에 다섯 종류의 자가 모두 새겨져 있는 것이다.
주척은 천문의기 제작과 표적거리 측량용, 황종척은 악기 제조와 음률 조율용, 영조척은 가옥과 성벽 등 건축물 측량용, 조례기척은 왕실 제기(祭器) 측정 및 제작용, 포백척은 포목 피혁 재단 용이다.
이번에 복제한 자는 재질의 견고함이나 눈금의 정밀함 등으로 보아 지금까지 발견된 자 가운데 가장 정교한 것으로, 조선시대 도량형의 높은 수준을 보여 준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