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거부 첫날인 이날 오전 학교에는 학생회 임원 10명과 자율학습을 위해 학교 독서실을 찾은 20여명의 학생만이 눈에 띌 뿐 대다수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장모 교장(60)은 농성 중인 교사와 학생들에게 “내가 학교를 떠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고 관선이사 파견이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만큼 ‘재단 이사진 퇴진’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교사들이 학생을 선동하고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행동을 계속하면 법적인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 학교 신입생 학부모 250여명은 이날 오후 1시경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신입생들을 다른 학교로 재배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전체 신입생 15개 반 585명 가운데 241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 등을 통해 “상문고 학내 소요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시교육청이 해결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신입생을 배정한 것은 직무 유기”라고 주장했다.
학부모 이모씨(55)는 “올해 입학한 아들이 입학식도 못 하고 지금까지 1시간도 수업을 받지 못했다”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원해서 이 학교에 들어간 게 아닌데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현행 초중등교육법에는 고교 신입생을 재배정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고 밝히고 학교 법인에 대해 학원 정상화를 촉구하는 계고장을 발송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