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내로 만나, 아들과 어머니가 된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이다.
13일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오이디푸스의 이름’은 오이티푸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 작품이다.
작가는 ‘새로운 여성의 탄생’ ‘메두사의 웃음’ 등의 저서를 통해 프랑스 페미니즘의 대표적 이론가인 엘렌 식수. 1978년 그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발에서 이 작품을 오페라로 무대에 올렸다.
연극으로 재구성되어 국내 초연되는 이 작품은 여주인공 이오카스테가 여성으로서 느끼는 본능과 사랑, 비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무대에는 두 명의 이오카스테와 오이디푸스가 등장한다. 이들은 둘로 분열된 야누스처럼 원초적이고 내면적인 자아와 사회적이면서 현실적인 자아로 나뉘어져 각자의 역할을 연기한다.
내면 세계를 상징하는 ‘이오카스테1’과 ‘오이디푸스1’에는 각각 김수기(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조교수)와 개성적인 연기력의 주진모가 출연한다.
김수기는 지난해 서울연극제에서 ‘사라치’를 통해 울림이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주진모는 ‘오이디푸스 왕’(90년) ‘오이디푸스―그것은 인간’(2000년)을 통해 오이디푸스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현실적 자아를 상징하는 ‘이오카스테2’와 ‘오이디푸스2’에는 각각 예수정과 김윤석이 등장한다. 이밖에 정재진이 코러스장으로, 김명지가 예언자 티레지어스로 출연한다.
연출은 최초의 여성 무대감독 출신으로 오페라와 연극을 연출해온 장윤경이 맡았다. 18일까지 평일 오후 3시 7시반, 주말 오후 3시 6시. 2만∼3만원. 02―534―9169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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