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클릭]'황고집 바지락 칼국수'

  • 입력 2001년 3월 9일 18시 41분


◇수타 면발…국물맛 시원

문민정부 초기와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싸고 푸짐한 칼국수가 ‘궁중음식’ 또는 ‘서민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은 적이 있다. 비슷비슷한 재료를 사용하지만 똑같은 봉지에서 나온 라면 맛이 업소마다 다르듯 칼국수 맛 또한 천차만별이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황고집 바지락 칼국수(032―657―3334)’는 이름만큼이나 개성이 강한 칼국수를 내놓고 있다.

이 집의 ‘고집’은 ‘양’보다 ‘질’이다. 다른 칼국수집처럼 ‘공짜’ 보리밥은 주지 않고 있으며 메뉴는 칼국수와 물만두(1인분 4000원) 등 두 가지 뿐이다.



그렇지만 칼국수의 국물 맛을 내는 주재료인 바지락은 충남 안면도 앞바다에서 잡은 자연산 만을 사용한다.

국수에 푸짐하게 넣은 바지락을 까먹은 뒤 조개껍데기를 옆에 쌓아두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뻘밭’이 좋은 곳에서 자란 조개를 엄선해 하루동안 ‘해감’ 빼내기 작업을 하기 때문에 모래 등 이물질이 씹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3∼6월이 바지락 산란철이어서 요즘 조갯살이 통통하고 껍질이 얇은 편이다.

노르스름한 색깔의 국수 면발은 통통하고 쫄깃한 것이 특징. 조개를 우린 국물에 호박과 대파만을 집어넣어 맛이 아주 ‘단순 명쾌’하다. 짜고 매운 것과는 아예 거리가 멀어 뒷맛이 개운하다.

주인 황순옥씨는 “‘수타’로 밀가루를 반죽한 뒤 섭씨 0도에서 10시간 숙성시키면 면발의 탄력이 아주 좋아진다”며 “면이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삶지 않고 주문을 받은 뒤 7, 8분간 끓여서 내놓는다”고 말했다.

주문과 동시에 식탁으로 ‘즉시 배달’되지 않기 때문에 배가 출출할 경우 물만두를 ‘에피타이저’로 시키는 이들도 많다. 간 돼지고기, 부추, 숙주나물 등으로 빚은 물만두는 한 접시에 20여개.

좌석은 70여석, 주차공간은 15대분을 갖추고 있으며 명절을 제외하고 연중 무휴.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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