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는 9일 오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나치게 상업성에 치중돼 있는 한국대중음악시장을 개혁하기 위해 우선 가요순위프로그램 폐지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민족음악인협회 김보성 이사는 "현재 가요프로그램의 순위는 정확하지 않은 방법으로 집계되고 있다"면서 "가수들의 1위경쟁을 조장하는 순위프로그램은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이사는 또 "1위 경쟁은 결국 가수들로 하여금 주 시청자인 10대들이 선호하는 댄스·발라드 음악만을 만들게 한다"며 "
가요순위 프로그램은 댄스·발라드 장르에 치중된 기형적인 음악시장을 조성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태지문화현상을 토론하는 모임인 '태지매니아'의 우승민씨는 "서태지가 솔로로 컴백하면서 방송순위프로그램을 거부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서태지팬들도 방송에 등장하는 가수가 아닌 언더밴드들의 음반을 사고 공연에 동참하는 등의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연대 측은 서태지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서태지 팬들의 움직임이 이번 운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연대 측은 "10일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리는 거리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족 사례들을 접수해 방송심의위원회에 심의요청을 하는 등의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 밖에도 불법적인 음반근절·라이브공연 활성화·음반유통의 투명화 운동도 함께 펼쳐 나갈 계획이다.
한편 문화연대는 당초 가요프로그램이 공정성이 결여된 순위를 발표해 시청자로 하여금 잘못된 정보를 갖고 음반구매를 하게 한다는 이유로 방송3사 프로그램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음반사와 소비자 등의 당사자들이 아닌 제3자는 제소할 수 없게 돼 있어 이들은 법적대응 대신 음악소비자들에 대한 홍보활동에 주력키로 했다.
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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