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식당은 리틀인디아(인도인 상업지구)의 ‘키나라’. 구어메 사파리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트롤리 버스(전차 모양의 버스)를 이용했다. 탄두리(인도의 음식조리용 아궁이)에서 구워 낸 랍스터(바다가재)와 마늘난(인도식 전병), 호주산 와인이 메뉴. 다음 코스는 싱가포르 강가 클라크키의 태국식당 ‘탄닝’. 사파리 디너의 중심요리가 제공됐다.
메뉴는 기름에 튀긴 농어와 그린카레치킨, 마늘과 후추로 양념한 대하, 굴소스로 볶은 야채, 파인애플 껍질에 담아 온 볶음밥. 여주인은 이 모두를 한꺼번에 원탁에 차리고 즐거운 포식을 권했다. 선택된 포도주는 남아공산. 끝 순서인 디저트(후식)는 더 리젠트 호텔 내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맛 보았다. 요리사 4명이 정성들여 만든 생강아이스크림과 망고 푸딩, 그리고 커피와 차, 코냑이 은식기와 크리스털 잔에 담겨 서브됐다. 저녁 6시에 시작된 식도락 투어가 끝난 시간은 밤 11시. 참가비는 200싱가포르달러(15만원 가량)로 싱가포르 최고 식당의 최고 메뉴를 매번 다른 분위기에서 최고로 잘 어울리는 와인과 함께 맛보는 독특한 이벤트였다.
싱가포르 음식축제의 특징은 이렇듯 기발한 아이디어가 난무하는 기상천외의 음식 이벤트. 전세계 미식가의 혀와 눈과 입을 사로잡고도 남는다. 99년의 화제작은 스카이 다이닝(Sky Dining). 싱가포르섬과 센토사섬을 오가는 길이 500m의 케이블카(고공 80m에서 운행)를 타고 네코스 정찬을 들며 싱가포르의 야경을 공중에서 감상하는 이벤트였다. 2000년에는 ‘사자와 함께 점심을’이 최고 인기. 우리에 가둔 사자 옆에서 식사하도록 특별 제작한 식당 안에서 벌어진 이벤트였는데 전 좌석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폭발했다. 올 축제에 다시 등장.
올 축제(30일∼4월 30일)는 음식은 물론 오락과 공연을 한 장소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축제적 요소를 풍부하게 가미한 이벤트, 동물을 주제로 한 온가족형 식도락 이벤트가 많은 것이 특징. 개막행사로 마련된 ‘음식―우리의 생활방식’(30일∼4월 1일·무료입장)은 음식과 여흥이 어울린 카니발 형식으로 40여개의 음식부스에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이 제공되고 주변에서는 재즈, 라이브밴드 공연, 요리시연, 음식테마 패션쇼 등이 펼쳐진다. 축제기간 내내 주말(금∼일요일)에는 ‘위크엔드 이벤트’가 매번 다른 주제로 장소를 바꿔 가며 펼쳐진다. 첫 주(6∼8일)에는 테마파크에서 아프리카 림보록(limbo rock)을 들으며 즐기는 바비큐파티, 둘째 주(13∼15일)에는 무대가 차려진 야외에서 음식과 관련된 짤막한 연극공연과 퍼포먼스를 보면서 식사하는 피크닉 스타일, 셋째 주(20∼22일)는 리틀인디아에서 인도와 인도풍 아시아음식 맛보기, 마지막 주(28,29일)의 ‘사상 최대의 결혼식 피로연’은 동서고금의 결혼문화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결혼풍습 이벤트. 한국의 결혼풍습과 음식도 등장한다. 그 밖의 식도락 이벤트는 ‘표’참조.
◇여행상품
참좋은여행(www.verygoodtour.com)은 하루 혹은 이틀간 음식축제 행사장을 자유롭게 찾아 다니며 즐기는 패키지 상품을 판매 중. 단체관광(하루)을 포함해 △3박4일형 54만9000원 △4박5일형(기내 1박) 59만9000원. 02―596―5005
<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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