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의 한국인 다이옥신 섭취량은 이 같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는 당국의 첫 조사 결과이고 한국인이 자주 먹는 13가지 식품을 검사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지난해에는 모유와 탄산음료 식혜 커피 등 캔식품을 조사했었다.
▽다이옥신 섭취량 논란〓국내 유통중인 식품의 다이옥신 검출량은 외국과 큰 차이가 없고 국민 1인당 다이옥신 섭취량도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과 비교하면 아주 적다는 게 식약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다이옥신의 ‘실질 안전량’을 체중 ㎏당 하루에 0.01pg(피코그램·1pg는 1조분의 1g)으로 엄격히 정해 놓고 있다. 체중이 55㎏인 사람의 경우 하루 0.55pg이 한계가 된다.
연세대 의대 신동천 교수(예방의학교실)와 식약청측은 “EPA가 최근 다이옥신 섭취기준을 체중 ㎏당 1pg으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맞추면 한국인의 다이옥신 섭취량(15.65pg)은 EPA 허용량의 28%에 불과하다는 얘기이다.
식품당 다이옥신 잔류농도 | |||
종류 | 최고∼최저 | 평균 | |
곡류 | 쌀 | 0.001∼0.007 | 0.002 |
콩 | 0.001∼0.026 | 0.010 | |
수입콩 | 0.001∼0.005 | 0.002 | |
육류난류 | 국산 쇠고기 | 0.053∼0.280 | 0.132 |
수입 쇠고기 | 0.132 | ||
국산 돼지고기 | 0.011∼0.148 | 0.058 | |
수입 돼지고기 | 0.026 | ||
국산 닭고기 | 0.005∼0.032 | 0.021 | |
계란 | 0.001∼0.050 | 0.024 | |
어류 | 갈치 | 0.022∼2.939 | 1.452 |
고등어 | 0.250∼1.388 | 0.858 | |
조기 | 0.011∼0.083 | 0.043 | |
패류 | 홍합 | 0.001∼1.226 | 0.374 |
굴 | 0.002∼0.274 | 0.147 | |
꼬막 | 0.001∼0.123 | 0.028 | |
바지락 | 0.001∼0.019 | 0.008 |
외국 음식의 다이옥신 잔류농도 | ||
국가 | 음식 | 최고∼최저 |
일본 | 쌀 | 0.001이상 |
콩 | 0.001∼0.002 | |
소고기 | 0.008∼0.311 | |
돼지고기 | 0.001∼0.008 | |
닭고기 | 0.006∼0.262 | |
고등어 | 0.527 | |
미국 | 소고기 | 0.25 |
돼지고기 | 0.21 | |
닭고기 | 0.18 | |
계란 | 0.31 | |
영국 | 고등어 | 0.61 |
대구 | 0.18 | |
노르웨이 | 고등어 | 2.6 |
대구 | 2.8 |
다이옥신은 배출가스나 쓰레기 소각로에서 많이 나와 음식을 통해 사람에게 흡수되는데 산업이 발달한 국가일수록 오염도가 높고 그만큼 사람이 섭취하는 양이 많다.
한국인의 다이옥신 섭취량(15.65pg)은 일본(175) 캐나다(140) 독일(130) 영국(125)보다 낮지만 이번 발표를 계기로 다이옥신에 대한 불안감을 씻고 음식을 마음놓고 먹을 수 있도록 식품의 다이옥신 오염도를 계속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 교수는 “다이옥신은 기본적으로 환경문제”라며 “오염된 식품이 사람과 생물에게 피해를 주고 있어 관련 대책을 환경부와 식약청이 함께 추진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선천성 기형〓분만시 선천성 기형은 1.7%. 1만건당 10.5건으로 미국(10건)과 비슷하지만 일본(4.9건)보다 2배 이상 많다. 선천성 기형은 유전자와 염색체 이상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신생아에게 이상이 생기는 경우.
연구팀은 “선천성 기형으로 진단받았을 때 인공 임신중절 수술이 늘어나 이로 인한 유산과 사산율이 31.8%에 이른다”고 밝혔다.
선천성 기형을 장기별로 보면 비뇨생식기계가 20.1%로 가장 많고 다음은 심혈관계(17.1%) 소화기계(14%) 중추신경계(13.9%) 등이다.
한약재의 경우 40종 427건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9종에서 농약이 검출됐는데 국내산 유통품(276건)에서는 17건, 중국산 유통품(151건)에서는 12건에서 기준 이하의 농약이 확인됐다.
환경호르몬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국 남성의 정자 수는 최근 5년간 크게 변화하지 않았고 연령별로도 다른 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환경호르몬 피하려면▼
거의 모든 음식에 적은 양이지만 환경호르몬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음식을 아예 안 먹을 수는 없는 일.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특정 음식을 멀리 하는 것보다 유해 화학물질 투성이인 플라스틱 제품을 조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환경호르몬 피해 예방법”이라고 말한다.
▽어느 정도로, 어디에 해로운가?〓아직 뚜렷이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거듭되는 생태계 이상과 동물실험 결과에 비춰 환경호르몬이 체내에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역할을 해서 남성의 여성화를 앞당기고 정자 수를 감소시킨다는 것은 ‘정설화’되고 있다. 환경호르몬의 공식명칭이 ‘내분비교란물질’인 것도 이 때문. 발암성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으며 뇌와 신경계 면역계에 해롭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 논란 중이다.
▽환경호르몬 벗어나기〓컵라면을 용기째 전자레인지에 넣고 끓여 먹으면 스티렌다이머 등 독성물질이 나오므로 피한다. 플라스틱젖병보다는 유리젖병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화려한 무늬가 있는 젖병을 피한다. 이밖에도 가능하면 플라스틱 용기에 뜨거운 음식을 넣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연근해의 어패류가 환경호르몬에 오염됐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으므로 데운 어패류를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식품 포장용 랩에는 노닐페놀과 벤젠류의 발암물질이 들어있으므로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울 땐 랩 대신 뚜껑을 씌운다.
또 음료 캔의 내부 코팅 소재에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검출됐으므로 가능하면 커피 녹차 등을 캔으로 가열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가장 해로운 것은 쓰레기 태우는 곳 근처에 가는 것. 쓰레기 연기를 마시면 독성물질과 환경호르몬을 ‘포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