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간된 <핀업>(B&B 출판사)도 프랑스 만화로는 특이하게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 이후 태평양 전쟁에 투입된 미국 병사와 약혼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핀업은 벽에 걸어놓는 섹시한 여자 사진을 가리키는 말.
약혼자 조를 태평양 전선에 떠나보낸 청순한 도티는 생활고로 인해 핀업 모델이 되는데 신문 만화작가 밀톤의 눈에 띄어 ‘독초(毒草) 아이비’라는 연재 만화의 주인공 모델이 된다. 도티는 이 만화로 미군 사이에서 섹스 심볼로 큰 인기를 끌지만 정작 조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른다. 전쟁이 길어지자 조는 도티로 하여금 새로운 삶을 찾도록 이별의 편지를 보내는데….
대중적인 감각을 가진 만화지만 예술성도 인정받아 96년 앙굴렘 만화제 최고 만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작가 얀은 "<핀업>은 남성들의 눈에 비친 여성의 환상적인 모습을 그려내려고 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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