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자장면이나 짬뽕은 중국 본토 요리에 비해 ‘강한’ 맛을 지내고 있다. 춘장 색깔이 진한 자장면이나 고춧가루 고추기름 등을 듬뿍 넣은 빨간색 짬뽕국물은 중국에서는 좀처럼 구경할 수없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 변신시킨 자장면과 짬뽕의 ‘고향’은 인천이라는 게 정설이다. 인천항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자유공원 산자락의 ‘차이나타운’에는 4, 5년 전부터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 음식점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 곳에서 1905년 개업한 ‘공화춘’이 부두노동자를 상대로 한국식 자장면을 개발해 시판했지만 현재 이 집의 자취를 찾을 수 없다.
다만 차이나타운 인근 3, 4곳의 중국 요릿집이 5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며 ‘옛맛’을간직하고 있다.
1940년대부터 2대에 걸쳐 문을 열고 있는 인천 중구 신생동의 ‘신성루’(032―772―4463)는 30년 전 메뉴를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국 음식점.
1, 2층 150평 규모의 옛 건물은 ‘남루’한 티가 완연하지만 맛만큼은 ‘일류’로 꼽을 만하다. 중국 산둥(山東)성 출신의 주인 겸 주방장은 조리법을 주로 아버지에게 전수받아 본토식에 가깝게 요리한다.
이 집의 대표격 요리는 삼선짬뽕(5000원). ‘바다 우유’로 불리는 굴을 비롯해 해삼 새우 죽순 등을 넣고 푹 끓여낸 국물은 붉은빛이 전혀 없다. 그렇지만 개운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독특해 먼길을 마다 않고 찾아오는 ‘수십년 단골’이 많다.
주방에서는 자장 이외에는 미리 삶거나 튀기지 않은 재료를 이용해 주문과 동시에 조리에 들어간다.
요리로는 샤크스핀(3만5000원) 깐소새우(2만2000원) 자춘걸(2만5000원) 류산슬(2만5000원) 등 50여 가지가 있고 양도 풍부한 편. 요즘 제철인 중국부추에다 돼지고기 버섯 죽순 새우 등을 볶아낸 ‘부추잡채’(2만3000원)도 먹음직스럽다. 1층 홀은 30석에 불과하지만 10∼3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뒷방’이 6개 마련돼 있다. 주차장은 이 집에서 100m 가량 떨어져 있다. 매달 첫째, 셋째 일요일은 쉰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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