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음악은 깊음과 진지함을 담고 있다. 애잔한 발라드 선율이 흐르는 '그대만의 나이길'이나 경쾌한 비트에 이승환의 호소력짙은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래'가 그렇다.
데뷔앨범을 낸 지 일주일이 채 안된 이들을 본사에서 만났다. 이승환과 흡사한 외모의 박태수와 순박한 눈매의 우형윤은 간단한 점퍼와 청바지 등 연예인 답지 않은 수수한 차림이었다. 신인 그룹이어서 인지 이들은 인터뷰라는 것을 다소 어색해했지만 음악에 대한 주관만큼은 뚜렷했다. '자연스러운 음악을 그리고 싶다'는 내추럴과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
▼ 데뷔 앨범에 이승환, 윤종신, 이소은, 김연우 등 인기 가수들이 객원보컬로 참여해 화려해 보인다. 계기는?
- 박태수(박):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뮤지션들이 무보수로 노래를 불러준 것에 감사한다. 다양한 장르를 다루다 보니 그에 맞는 보컬이 필요했을 뿐 인기에 영합하려는 생각은 없었다.
▼ '내추럴'이라고 그룹 이름을 정한 이유는?
- 우형윤(우): 우리가 추구하는 삶이나 자유로운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지었다. 비록 이번 음반은 제작비 문제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는 전자음보다 생음악 위주로 음반을 만들 계획이다.
▼ 음악을 들어보니 서정적인 멜로디와 테크노 등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토이(유희열)의 음악과 비슷한 느낌도 드는데 내추럴만의 음악적 개성은 무엇인가?
- 박: 일반 가요와는 다른 무엇을 보여주고자 했다. 고품격이면서 대중적인 사운드라고나 할까? 토이의 음악과 비교된다는 말을 듣기는 했는데 우리는 약간 더 쉬운 멜로디라고 생각한다.
▼ 이번 앨범에서 추천할만한 노래를 고른다면?
- 타이틀곡 '그대만의 나이길'과 후속곡 '그녀의 집 앞에서'는 애잔한 선율을 담은 발라드여서 추천하고 싶다. 요즘 라디오에서 자주 선곡되고 있는 '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래'도 감상해볼 것을 권한다.
♬ 노래듣기 |
- 그대만의 나이길 |
- 내 여자친구가 되어줄래 |
- 보내지 못한 편지 |
- 고마워! 내 친구야 |
▼ 이번 음반을 제작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을텐데.
- 우: 6개월이 넘게 녹음하면서 노래 때문에 무척이나 고생했다. 인기 뮤지션들을 섭외하기가 어려운데다 녹음 일시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이 우리 노래를 듣고 좋아해 녹음을 무리없이 끝낼 수 있었다.
▼ 데뷔 앨범을 제작하면서 누구에게 도움을 가장 많이 받았나?
- 박: 참여해준 모든 분들이다. 특히 이승환 형의 도움이 컸다. 작업실을 2년 동안 무료로 빌려주었고 음악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었다.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아 본받을 점이 많은 음악 선배다.
▼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
- 우: 작년 초 이승환 밴드 세션 활동을 할 때였는데 드림 팩토리 건물 작업실에서 태수를 처음 보았다. 음악에 대한 취향이 비슷하고 성격도 맞아 의기투합하게 됐다.
▼ 각자 다른 그룹 멤버로 활동했는데 그 당시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 박: '코나'에 있을 때는 멋모르고 음악을 했는데 군대를 갔다와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내가 추구하고픈 음악이 뭔지 알 것 같다. 대중적인 발라드는 물론이고 에시드 재즈나 펑키도 시도하고 싶다.
우: 세션 멤버로 있을 때는 연주만 하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내음악을 제대로 시도해야겠다는 의욕도 생기고.
▼ 내추럴이 보는 가요계는 어떤가?
- 내추럴: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순의 우리 가요계는 '봄여름가을겨울' '들국화' 김현철, 윤상 등 다양한 음악을 추구하는 뮤지션들이 많았다. 이후 발라드와 댄스 일색으로 변해버린 것이 아쉽다. 우리는 과거의 사운드를 지향하겠다.
▼ 음악은 두 멤버에게 어떤 의미인가?
- 우: 대성 고교 3학년 때 베이스 기타 연주를 시작해 펑키 음악을 즐겨 들었다. 그 당시 가요는 듣지도 않았지만 밴드 생활을 하다보니 가요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음악? 나의 전부다.
박: 10년째 음악을 하면서 곡을 쓰는 작업이 좋아진다. 과거의 팀이 멤버 교체 등 혼란을 겪었지만 이젠 '꾸준히 오래가는 뮤지션'을 꿈꾼다. 유행을 타지 않은 음악, 한 장의 음반 전부를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음악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 2집은 어떻게 꾸밀 것인지.
- 내추럴: 1집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를 다룰 생각이다. 그리고 객원가수는 물론 실력있는 세션맨들을 기용해 자연스러운 사운드의 진수를 들려줄 생각이다.
▼ 끝으로 활동 계획과 하고 싶은 말은?
- 내추럴: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밴드가 되고 싶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음반 시장을 망가뜨리는 불법 음반을 사지 말자는 것이다. 길보드 때문에 사라지는 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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