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한인신학원 축복식도 거행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5년마다 행해지는 한국 주교단의 사도좌 정기방문 마지막 날인 24일 바티칸 교황 개인경당에서 한국 주교단과 공동으로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미사 집전 후 서면으로 대신한 연설문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 “북한의 가톨릭 공동체와 모든 주민들에게 물질적 지원과 더불어 영적인 연대를 제공하는 것은 화해를 향한 긍정적 조치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모든 백성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하느님께서 계속 축복해 주시도록 주님께 청한다”고 밝혔다.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박정일(朴正一) 주교는 이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교황의 북한 방문을 공식 요청했으나 교황은 이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교황 방북이 실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교황은 이에 앞서 23일 지난해 로마에 세워진 한인 로마신학원을 직접 방문, 축복식을 거행했다. 성가가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한인 로마신학원 부속 성당에 입장한 교황은 한국 주교단과 함께 제대 앞쪽에서 무릎을 꿇고 5분여 동안 침묵 중에 기도하면서 한인 신학원을 축복했다.
신학원은 로마에 유학 온 한국신부들의 기숙사 역할을 하는 ‘가톨릭 학사’와 같은 곳. 교황청이 포교대상 국가로 분류한 나라 중에서 로마에 신학원 문을 연 곳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곳 부속 성당 역시 로마에 문을 연 최초의 한인성당으로 한국의 전통미를 최대한 살리면서 장식을 최소화한 현대적 감각의 특이한 건축구조로 관심을 끌고 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