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측은 재무 구조 개선과 신속한 2단계 공사가 착공된다면 일본의 간사이, 중국의 푸둥공항 등 경쟁공항에 비해 절대 유리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40년이라는 짧은 한국의 공항역사 속에 동양최대의 부지를 갖췄으며 동북아시아 여러 나라와 유럽 및 미주 지역을 연결하는 항공 노선의 관문에 자리잡은 데다 공항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또 단순히 거쳐가는 관문이 아니라 국제비즈니스맨들을 위한 복합공간을 지향하고 있어 비즈니스맨들은 비즈니스센터에서 업무를 보게 돼 있다.
▽입지 여건이 좋다〓인천공항은 동북, 동남아시아와 북미 지역을 연결하는 북태평양 항공 노선의 최전방에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까지 논스톱으로 직항할 수 있다. 홍콩의 첵랍콕이나 중국의 푸둥공항에서 미국 동부까지 가려면 중간에 추가 급유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특히 이 노선의 연간 항공 수요가 95년 1200만명에서 2010년에는 3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국제항공수송협회 자료)된다는 점도 성장잠재력을 엿보이게 한다. 인천공항 건설의 경제적 효과가 600조원(교통개발연구원 분석)을 넘고 고용 창출효과가 2010년까지 38만3000명(경인지방노동청 통계)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주변에 1300만여평의 부지가 확보돼 서울에서 뉴욕까지 2, 3시간에 갈 수 있는 초음속 항공기와 600인승 규모의 초대형항공기 취항에 대비할 수 있다. 현재는 연간 2700만명의 여객과 17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지만 2단계 공사가 이뤄지면 2020년에 이용객 1억명에 700만t의 처리시설을 갖추게 된다.
▽공항 사용료도 낮다〓인천국제공항(7조9984억원)은 경쟁 공항인 간사이공항(30조원)이나 첵랍콕공항(24조원)보다 공사비가 훨씬 적게 들었다. 인천공항이 부지 조성을 위해 5m의 연약지반을 처리한 반면 간사이공항과 첵랍콕공항은 각각 16∼20m와 15∼20m의 바다를 메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공기 이착륙료를 경쟁 공항보다 낮출 수 있었다. 실제로 항공기 이착륙료의 경우 인천공항은 보잉747기 기준으로 336만원이다. 간사이(1069만원), 푸둥(647만원), 첵랍콕공항(561만원)보다 훨씬 싸다.
김세호(金世浩)건설교통부 신공항건설기획단장은 “기존 김포공항 취항 외국항공사(40개) 외에 8개 외항사가 추가로 취항했다”며 “이착륙료가 싸기 때문에 올해 안에 8개 항공사가 더 취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무구조는 걸림돌〓올 2월말 현재 인천공항의 차입금 규모는 3조3804억원. 전체 사업비의 60%다. 차입 비율이 경쟁공항인 푸둥(33%)이나 첵랍콕(23%)에 비해 크게 높다. 착공 당시 정부가 예산 절감을 위해 공사비 대부분을 공항공사측이 자체 조달토록 했기 때문이다. 자기투자자본이 거의 없었던 공사가 차입에 의존한 결과 연간 4000억원 규모의 막대한 이자 부담을 안고 있다. 4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연간 공항 사용료 수입을 부채 상환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얘기. 허브공항 지위를 얻기 위해 꾸준히 확장 공사를 벌여야하는 인천공항으로서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셈이다.
▽문제 해결 방안〓수조원을 들여 건설한 인천공항이 예산 지원이 없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손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교통개발연구원 김연명(金淵明)박사는 “국고 지원이 없어 공사의 재무구조가 부실해지고 추가 단계 공사가 진행되지 않으면 허브공항으로의 발돋움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부실 기업이나 금융기관에 투입하는 공적 자금 수백조원 중 일부만 인천공항에 투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호텔 사무실등 갖춘 지역 중심 공항◇
◇허브공항◇문자(Hub) 그대로 지역중심공항을 말한다. 단순히 지리적 중심부에 있다고 해서 허브공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무실 호텔 의료시설 비즈니스센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많은 외국 항공사들을 취항시켜 이용객들이 ‘이 공항에만 오면 모든 업무를 볼 수 있고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일본 간사이, 홍콩 첵랍콕, 말레이시아 세팡공항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허브공항이 되면 거미줄 같은 항공노선을 갖춰 정치 경제적 중심지가 될 수 있다.
◇한국 공항 코드 SEL서 ICN으로 변경◇
세계 항공 스케줄에서 김포국제공항의 코드인 ‘SEL’(서울의 약자)이 사라지고 인천(Incheon)국제공항 코드 약자인 ‘ICN’이 대신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9일 0시를 기해 한국의 공항 명칭을 공식변경했다. 또 국내선 전용인 김포공항의 약자는 SEL에서 GMP로 변경됐다.
‘뉴욕→서울’ 노선의 경우 ‘JKF→ICN’, ‘방콕→서울’은 ‘BKK→ICN’, ‘부산→서울’은 ‘PUS→GMP’로 표시된다. SEL은 도시 약자로만 남게 됐다.
<박정규송진흡기자>jangk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