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섹스파일] 적당한 ‘페티시즘’ 성생활 즐거운 활력소

  • 입력 2001년 3월 30일 13시 16분


대다수의 사람들은 ‘카사노바’ 하면 희대의 정력가로만 알고 있지 그의 독특한 성적 취향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열 살 때부터 음란한 시를 쓰기 시작해 한평생 여성 편력으로 살아왔던 그의 성적 취향은 과연 어떠했을까. 한 에피소드는 이를 잘 나타내준다.

그는 어느 부인과 사랑을 나눈 다음 간청해 그녀로부터 많은 머리카락을 ‘선물’받았다. 그 후 그녀가 생각날 때마다 카사노바는 그 머리털을 잘게 썰어 바닐라나 알콜음료 등과 함께 설탕을 곁들여 먹음으로써 성적 황홀감에 젖었다고 한다. 그는 “그녀를 너무 사랑해서 그랬다”고 말했다지만 사실 일반인들이 이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사례는 신체의 특정 부분에 대해 유난히 집착하고 그 집착을 통해서 쾌락을 얻는 ‘페티시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카사노바의 경우 머리카락을 통해 쾌락을 얻는 ‘헤어 페티시스트’였던 것이다.

예부터 ‘머리카락은 여자의 생명’이라는 말이 있다. 루이 14세 시대의 프랑스 최고급(?) 창녀를 들라면 단연 니농 드 랑클로라는 여성을 꼽는다. 그녀의 애인은 피에스크 백작이란 사람이었는데, 그는 어느날 니농에게 ‘그대를 내 여자로 할 수 없다면 차라리 떠나버리고 말겠소’라는 편지를 썼다. 그런데 니농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이것이 백작의 편지에 대한 저의 회신입니다’라는 답신을 띄웠다. 이를 전달받은 백작은 머리카락을 끌어안고 눈물까지 흘리며 다시 그녀를 만나러 가기 위해 서둘러 마차를 몰았다고 한다.

꼭 신체의 일부가 아니더라도 구두나 장갑, 팬티 등에서 유사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런 페티시즘은 유아기의 구순 리비도 시기에 형성된다고 한다. 흔히 이런 성향을 ‘변태’라고 일컫기도 하지만 꼭 그렇게 경원시할 것만도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런 페티시즘 경향을 조금씩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혐오감을 주지 않는 범위 내의 페티시즘이라면 어느 정도 성생활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국내의 한 대학교수는 유난히도 ‘손톱’에 집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인이나 남편에게 특별히 애정이 가는 신체 일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그것을 말하고 상대로 하여금 그곳을 더욱 더 잘 가꿀 수 있도록 조언해보자. 성생활의 즐거움이 한층 배가될 것이다.

< 강경훈/ 연세합동비뇨기과 원장 www.binyo.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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