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경기 교육계 '뇌물 메모장' 술렁

  • 입력 2001년 3월 30일 18시 49분


현 경기도교육감의 처남이 교원인사청탁을 명목으로 교장 교감 등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고 그의 메모장에서 수십여명의 고위 교원 명단이 나와 도내 교육계가 술렁거리고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수사과는 29일 경기도교육감의 처남 방모씨(60)를 알선수재혐의로 구속했다. 방씨는 98년부터 김모씨(60·N교육청 학무과장)로부터 승진청탁을 받고 2500만원을 받는 등 성남, 이천, 남양주지역 교원 6명으로부터 3190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10여명의 교원을 불러 조사를 마친 검찰은 30일에도 방씨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메모지에 이름이 적힌 교원들을 불러 돈을 건넸는지 여부를 수사했다. 검찰관계자는 “명단에 나온 사람들이 모두 돈을 주고 청탁을 했는지 여부는 수사를 더 해봐야 안다”며 “앞으로 며칠간은 소환 수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검찰은 김씨가 건넨 돈은 현 교육감 사위의 통장계좌를 통해 방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다음달 19일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있어 더욱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30일 성명을 내고 “경기도교육감은 처남이 교원인사 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만큼 책임을 지고 교육감 선거 출마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그동안 무성했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것으로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감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고 있다.

검찰 관계자도 “방씨가 받은 돈을 모두 생계비로 사용한 것이 확인된 데다 방씨가 인사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현재로선 방씨의 혐의가 교육감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성남〓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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