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이 개원 50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올리는 ‘궁중연례악―왕조의 꿈 태평서곡’이 그것. 1795년 화성(華城·수원)에서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연 회갑연 ‘봉수단진찬(奉壽堂進饌)’을 꼼꼼한 고증을 거쳐 재현하는 행사다. 11∼13일 오후 7시반, 14, 15일 오후 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
200여년전의 궁중 잔치를 현대인들이 다시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조선왕조의 뛰어난 기록문화 덕분. 당시 조선왕조는 행사 내용을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라는 1300여쪽의 책에 정밀하게 기록했다.
이 책은 잔치의 구체적인 내용과 소요인원, 비용 등을 일일이 적었다. 화성으로 향하는 대열의 모습 등 궁중화가들이 그린 ‘컬러’ 화보도 곁들여져 있다. 전체 잔치 모습은 ‘봉수당진찬도’라는 별도의 대형 그림으로 제작됐다.
국립국악원의 이번 행사는 제한된 극장 공간내에서 본래 행사의 화려함을 최대한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무대 안쪽 끝에 중앙문과 담장, 휘장을 설치하고 객석 두 열을 덧마루로 확장해 관람객들이 행사를 가까이 볼 수 있도록 했다.여민락 천세만세곡 등 조선조 연회를 화려하게 수놓은 음악은 75명의 국악 연주자들이 다시 살려낸다.
이번 행사로 반세기를 기념하는 국립국악원의 개원 날짜는 1951년 4월 10일. 피난지인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간판을 달았다.
윤미용 국립국악원장은 “신라시대 이후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는 동안 국가기관이 국악을 보호 육성하는 전통이 끊임없이 이어져왔다”면서 “앞으로도 이같은 자랑스런 전통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8000∼1만원. 02―580―3300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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