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96년 중풍으로 쓰러진 이후에도 끝없는 예술혼으로 창작에 열중, 지난해 2월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지난해 7월 국내 호암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최근작들. 지난해 12월 마이애미에서 제작한 ‘테크노 보이(Techno Boy)’ ‘부다 베이비(Buddha Baby)’ 등 로봇 형상의 작품들이 선을 보인다. 또한 1963년 독일의 소도시 부퍼탈에서 처음 발표해 비디오 아트의 서막을 열었던 것으로 평가받는 초창기 작품 ‘음악의 전시(Exposition of Music)’와 ‘자석 텔레비전(Magnet TV)’ 등도 전시된다. 출품작은 모두 50여점.
작품들 중 시인 정지용을 형상화한 ‘정지용’은 1996년 발표된 작품이지만 올해 작가가 다시 손을 보아 내놓았다. 골동품 라디오와 카메라, LCD 모니터들로 만들어진 ‘테크노 보이’ 연작과 ‘부다 베이비’도 백남준 특유의 해학과 기지가 번득인다.
전시작들은 대형 작품은 아니지만 정감이 느껴지는 아기자기한 작품들로 짜여졌다. 미술평론가 이용우씨(미국 뉴욕대 초빙교수)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몸이 불편해진 이후 인본주의 자연주의자로 변모한 백남준의 내면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행사”라고 평했다.
한편 백남준씨는 올해 상반기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과 파리 시립미술관에서 잇따라 개인전을 갖는다. 이 전시회에는 지난해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전시 때 나왔던 대형 작품들이 주로 선을 보인다. 02―544―8481,8482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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