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셈학원은 너무 재미없어. 미술을 배우고 싶은데….”
“아냐. 태권도가 짱이야.”
“뭘 모르네. 컴퓨터가 얼마나 재미있는데….”
갑론을박. 하지만 아이들은 ‘심지어 속셈학원도 학교보다 낫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학교는 따분할 뿐만 아니라 선생님이 때린다는 게 이유.
옆에 있던 중년남자가 끼어들었다.
“그러면 안된다. 선생님이 때리는 것은 다 너희가 잘 되라고 그러시는 거야. 부모님이 드시는 ‘사랑의 매’하고 같은 거라고.”
아이들도 만만치 않았다.
“우리 엄만 절대 안때려요.”
“우리 아빠도요.”
“어제 친구하고 싸웠는데 엄마가 친구를 혼내줬는 걸요?”
말문이 막힌 아저씨. 그 때부터 횡설수설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다 너희를 사랑하기 때문이란다. 좋은 부모나 선생님은 매를 잘 들지 않지. 그러니까 학교가 더 중요한 거야. 알았지?”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