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의 유일한 상업화랑인 명동화랑(대표 장준성)이 기획한 3인 작가 테마전 ‘21세기 새 봄’전.
3인의 작가가 릴레이식으로 이어가는 이번 테마전에서 김일화(33)가 겨울에서 막 벗어난 이른 봄의 풍경을 보여주는 1부 전시(3월 20∼31일)를 가진데 이어 이소의(39·협성대 교수)는 봄빛이 완연한 정경을 그린 2부 전시(3∼14일)를 갖고 있다. 이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늦봄의 경치는 정규석(45·숭의여대 교수)이 3부 전시(17∼28일)에서 보여줄 예정이다. 각각 20여점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국화가 이소의는 전통 색한지를 꼴라쥬해 독특한 질감을 부여하고 그 위에 원색의 아크릴 물감으로 꽃과 나비를 그려 한창 무르익은 봄날을 예찬하고 있다.
출품작은 꽃과 나비가 중심과 주변에서 서로 화답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원근감과 세밀한 묘사 없이 단순한 형태와 색 만으로 꽃과 나비를 대비시키는 게 특징.
특히 색채는 청(靑) 백(白) 적(赤) 흑(黑) 황(黃), 즉 동양의 오방사상에 근거한 오방색을 사용해 우리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한성대와 홍익대 대학원을 나온 이소의는 원래 수묵화를 그렸던 작가.
그러나 93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색한지의 화면을 먹과 아크릴물감으로 가득 채운 비구상 작업으로 우수상을 받은 뒤 95년 제3회 개인전부터 채색화로 전환했다. 작가는 “수묵화를 하면서 먹의 농담 사용법을 배운 것이 채색화 작업에서 자칫 천박한 색으로 흐르지 않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의 화려하고 밝은 그림들을 보면 마치 어린 아이처럼 마음이 순수하고 가벼워진다.
한편 정규석은 우리 전통 대문의 판목(板木)을 극사실적인 기법으로 치밀하게 묘사하는 특유의 화풍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가. 정교한 나뭇결을 연상시키는 화면 위에 꽃과 나무 등을 칠해 여름이 다가오는 늦봄의 정경을 그리게 된다. 02―771―0034, 3795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