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주 윤영자(石洲 尹英子·77)는 50여 년의 조각인생과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는 회고전을 1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720―1020)에서 개최한다. 윤씨는 1949년 국전 입선으로 데뷔할 때 제작한 ‘여인상’에서 2001년 작품인 ‘남성’ ‘여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50여 점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출품작들은 볼륨감 있는 풍요로운 형태에 ‘사랑’과 ‘정’ 같은 인간의 원초적 감정이 살아 숨쉬듯 녹아 있다. 50여년 동안 작가가 일관해온 주제가 인간에 대한 사랑이었음이 이번 전시 작품들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작품 이름에 ‘애(愛)’ ‘정(靜)’ ‘망(望)’ ‘율(律) 등의 제목이 많은 것으로도 이를 느낄 수 있다.
재료 면에서 윤씨는 초창기에 화강암이나 대리석 등 석조(石彫) 작업을 주로 했으나 70년대 이후 브론즈와 스테인리스로 폭을 차츰 넓혀 갔다.
이번 전시에는 그가 1990년 사재를 털어 제정한 ‘석주미술상’ 역대 수상자 12명의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회고전을 빛내 주고 있다. 이번 12회 수상자인 서양화가 차우희를 비롯, 수상자인 여성 작가들의 작품 30여점이 선보인다.
한편 따스하고 정감있는 돌조각을 발표해온 전뢰진(田雷鎭·72)은 12일부터 5월4일까지 서울 청담동 쥴리아나갤러리(02―514―4266,7)에서 일곱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전씨는 지난해와 올해 제작한 작품 11점을 선보인다. 출품작은 ‘해중유영(海中流泳)’ ‘낙원가족’ ‘사랑과 믿음’ ‘하늘 나들이’ 등 동화적 순수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특히 ‘해중유영’은 작품 내부에 파란 불빛이 새어 나오도록 만들어 마치 바다 속에서 인어와 물고기가 헤엄치는 듯한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평생 돌조각만 고집해온 전씨는 이번 전시에서도 흰색과 분홍색의 대리석을 거듭 쪼고 다듬어 동심의 아름다움과 옛 설화적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