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새내기들이 본 사회]"기성 법조계는 정치권의 시녀"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44분


법대 ‘새내기’들은 기성 법조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또 어떤 직업을 희망하고 있을까.

서울대 법대의 공익법학회가 최근 법대 신입생 250여명 중 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은 기성 법조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주변으로부터 들은 법조인들에 대한 비판’을 묻는 항목에서 38명이 ‘특권층(정치권)의 시녀다’라고 답했다. 또 ‘특권의식, 기득권층’에 32명이, ‘법을 남용(악용)해 사익만 추구, 돈만 밝힌다’에 16명이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부정부패, 비리’가 10명, ‘권위적이다’가 6명, ‘변호사의 탈세’와 ‘전관예우’ ‘고압적이어서 접근이 힘들다’가 각각 5명을 기록했다.

학회 간부인 이경환(李景煥·23·대학원 1년)씨는 “신입생들이 주변으로부터 전해들은 견해를 응답하는 항목이었지만 실제로는 본인들의 생각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조계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은 없어도 법조계의 문제점을 나름대로 깊이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비판을 토대로 ‘사법부 개혁 및 감시운동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59.9%인 42명이 찬성했고 29명은 반대했다.

또 장래 원하는 직역(職域)을 선택하라는 요구에 29명이 판사, 26명이 검사, 24명이 변호사를 선택, 대부분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사는 ‘외압이 없다’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므로’, 검사는 ‘적극적인 사회참여가 가능해서’ ‘사회기강 확립과 정의실현’, 변호사는 ‘억울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싶어서’ 등을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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