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배초등학교(교장 변세창·卞世昌)는 최근 3∼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과목 필기시험을 치러 학년별로 30∼45명씩 145명의 성적 우수자를 선발한 뒤 한반에 10여명씩 모두 9개반의 수학특별반을 ‘사고력신장반’이란 이름으로 편성했다.
학교측은 13일부터 1주일에 이틀간 수업 시작 전인 오전 7시50분부터 1시간씩 특별수업을 할 계획이었으며 1인당 교육비 3만원과 교재비 5000원 등 월 3만5000원씩 두달치 1015만원을 서무과를 통해 받았다.
변교장은 “평준화 교육으로 성적이 떨어진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있어 학교가 먼저 제안했다”면서 “학부모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의 소지가 있어 13일 수업계획을 취소하고 교육비도 모두 환불했다”고 말했다.
변교장은 “교사들이 수학경시대회 수준으로 가르칠 계획이었다”면서 “학생들이 미술 태권도 피아노 수학 등의 과외를 많이 해 사교육비 절감 차원에서 수학을 선택해 3월20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운위 회의록에는 운영위를 개최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다. 학교측은 “아직 서류를 정리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학운위 위원장인 박선정씨(37)는 “학부모들의 호응이 좋았다”면서 “선발 시험은 학년 수준에 비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특별반에 들지 못해 이런 교육에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선발되지 못한 학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에 대해 “학생들이 희망하는 특기 적성교육을 시킬 수 있다”며 “그러나 대상자를 선발하려고 전학년에 시험을 치르고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교육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보충수업 허용 여부와 관련해 “특기 적성교육은 허용되지만 부교재를 이용한 문제풀이, 예습 복습 형태의 반강제적인 보충수업은 안된다”면서 “농어촌지역의 건전한 보강수업은 학교장 재량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철·박용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