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에 가면 갈비 대신 등심을 먹어라.”
“햄버거집에선 쓸데없이 감자튀김을 먹지 마라.”
무의식중에, 본의 아니게 먹게 되는 고칼로리 음식만 가려도 ‘다이어트 고지’의 8분 능선은 넘는다.
마라톤 침맞기 감자마사지 한방다이어트 등 각종 ‘다이어트 이론’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 교수가 ‘칼로리 컨설팅’ 이론을 내세우고 나섰다.
“하루 1700㎉가 ‘마지노선’입니다. 무리하게 ‘굶는 고통’을 감수하지 말고 대신 철저하게 수치화 계량화 통계화한 칼로리에 맞춰 음식을 ‘잘먹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성인의 하루 권장 열량인 2000㎉에서 매일 300㎉씩 줄이자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 한 교수는 ‘알면 성공하고 모르면 당하는 게 다이어트’라고 단언한다.
밤에 라면을 먹더라도 밥을 안 말고 계란을 풀지 않으면 960㎉를 550㎉로 줄일 수 있다. 간식을 먹을 때도 새우깡(460㎉) 대신 감자깡(260㎉)이 좋고 부피가 작아 보이는 치즈버거(420㎉)가 불고기버거(370㎉)보다 열량이 높으며 패밀리레스토랑에서 만만하게 시켜먹는 새우볶음밥(630㎉)이 생선초밥 21개 분량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감자와 케첩이 들어간 햄버거세트 메뉴 대신 햄버거 콜라를 따로 시키면 790㎉를 450㎉로, 돼지삼겹살이나 소갈비 대신 소등심을 시키면 630㎉를 300㎉로 줄일 수 있다.
술의 경우 소주 4잔(280㎉)째, 생맥주 700cc(301㎉), 위스키 3잔(270㎉)째부터 공기밥 1그릇(300㎉)씩을 더 먹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사과 1개(130㎉) 오렌지 주스 한잔(120㎉) 역시 부지불식간 뱃살을 한결 푸짐하게 만든다.
칼로리 감량법 자체가 ‘절식’을 기반으로 하는 탓에 각종 다이어트 중 ‘요요현상’의 위험이 덜한 편이다. 6개월쯤 지나면 몸과 줄어든 식사량이 ‘타협’하기 때문. 이 기간에 과체중자의 경우 대략 7∼8㎏을 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칼로리 컨설팅’을 체계화할 수 있기까지는 한 교수가 학교에서 강의하는 ‘식품과 현대생활’과목도 한몫했다.
적정체중을 넘어선 수강생들의 경우 매일 먹는 음식들을 기록하는 칼로리 가계부를 만들도록 해 다이어트를 잘해낸 학생에게는 A학점을 주는 특이한 강의다. 엄정한 관리를 위해 조교가 보건소로 데려가 체중을 기록한다. 지난 학기에는 64∼91㎏으로 분포됐던 과체중 학생 23명 전원이 3∼7.5㎏까지 감량하는 ‘전과’를 올렸다.
한 교수는 최근 ‘쉽게 찾는 칼로리북(현암사)’을 펴내는 등 ‘교수’로는 드물게 다이어트 전문서적만 5권을 펴냈다. 자신도 칼로리 가계부를 써가며 14㎏을 감량했으며 덕택에 168cm 53㎏, ‘액면나이’ 30대 중반(실제 44세)을 유지하고 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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