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렇게 읽었다-지식의 지배外

  • 입력 2001년 4월 13일 18시 56분


◇창조적인 유럽이 미래를 지배할 것◇

‘지식의 지배’(레스터 C 서로우·생각의나무·2000년)

돈을 모아 거부가 된다는 것은 틀린 말이다. 진정한 부자들은 기회를 포착해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 투자한 사람들이다. 초고속 성장 사업은 한결같이 불안하고 위험한 기술을 기회로 이용하고 조장한 것이다…. 1997년 이후 세계 경제를 전망한 저자는 자신 있게 유럽의 발전에 큰 기대를 건다. 창조적이지 못한 일본이나 기능적이지 못한 미국에 비해 국민 대다수가 창조적이고 숙련된 유럽이 향후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본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자신 있는 사람들에게 일독을,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한 사람들에게 이독을 권한다.

최중경(서울 구로구 개봉동)

◇자연은 인간들의 것이 아니다◇

헨리 솔트(헨리 데이빗 소로우·양문·2001년)

헨리 데이빗 소로우만큼 강직하고, 성실하며 자연과 동물을 사랑한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가 애써 가꾼 콩밭을 두더지가 망치자, 심사숙고 끝에 덫을 놓아 두더지를 잡는다. “죽여 버려요”라고 이웃은 소리치지만 그는 두더지와의 평화로운 이별을 선택한다. 그리고 두더지는 다신 소로우의 콩밭을 망치지 않는다. 소로우는 두더지에게도 존중해주어야 할 공유지 점유권자로서의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누군들 그런 생각을 했겠는가, 자연은 당연히 인간들 것이라 생각했지. 자연은 자연 스스로의 것. 내 것도 아닌 한 줌 땅덩어리 때문에 싸우는 스스로가 부끄러워 졌다.

송선영(서울 노원구 중계동 주공2단지)

◇"내 영혼은 그녀 식탁 위의 채소 한 잎…"◇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이외수·고려원·2000년)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면 불현듯 작가에 매혹되어 연표를 되짚어 보게 되는 경우가 있고, 글의 내용은 생각이 나질 않고 작가의 불편한 심기만 전염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전자에 속한다. 먼 훗날 언젠가 마음이 수선스러운 날에 펼쳐보면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본문 중 다섯 줄의 시어(詩語)가 내내 가슴에서 떠나질 않는다. ‘만약 이 세상에 진실로 /봄이 온다면 /날마다 그녀가 차리는 아침식탁 /내 영혼 /푸른 채소 한 잎으로 놓이겠다’. 연인에게 들려줘도 좋겠지만, 가사에 치이는 아내에게 전해줘도 좋겠다.

정영숙(충남 천안시 신부동 동아태조아파트)

<홍찬식기자>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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