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은 제21회 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84년과 99년에 각각 실시한 조사내용을 분석해 ‘한국 장애인과 일반인의 의식’ 보고서를 18일 내놓았다. 99년 조사는 서울에 사는 13세 이상 장애인 612명과 전국의 성인 15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84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조사됐다.
안마 침술 역학분야에 종사하는 장애인이 84년 33.1%에서 99년 19.7%로 급감한 반면 사무직 전문직 자유직에 종사하는 장애인은 12.3%에서 25.7%로 크게 늘어났다. 또 결혼한 장애인 중 일반인을 배우자로 맞은 사람이 84년 34.6%였으나 99년에는 62.9%로 크게 늘어나 장애인과 일반인간 ‘결혼문턱’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전체 장애인의 취업비율은 84년 39.3%에서 99년 29.9%로 줄었으며 장애인의 99년 월평균 소득도 65만원에 불과했다.
장애인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은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가 있는 태아를 출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99년은 일반인 중 83.1%가 ‘낳지 않겠다’고 응답해 84년(82.4%)보다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또 장애인과 일반인의 결혼이 늘었음에도 장애인과의 결혼에 찬성하는 일반인의 응답 비율은 15.6%에서 10.4%로 줄었다.
한편 노동부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직원의 2%를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장애인 의무고용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재직자 중 공무원은 1.48%(4086명), 정부투자기관 1.93%(1816명), 민간기업은 0.91%(1만7840명)였다. 30대그룹의 장애인 고용률이 0.53%였고 장애인 고용의무를 다한 기업은 전체의 15.7%(303곳)에 불과했다.
<정경준·김준석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