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의 신화를 비틀어버린 페트릭 루시에 감독의 '장난기'는 음악 선곡으로도 이어진다. 흔히 공포영화의 음악은 웅장한 클래시컬 스코어가 주를 이루지만 <드라큐라2000>의 음악은 다르다. <드라큐라2000> O.S.T.는 완벽한 하드코어와 메탈 록 사운드다.
<스크림>이 '선수 친' 그 일을 패드릭 루시에 감독이 하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드라큐라2000>의 제작자는 <스크림>의 감독으로 유명한 '공포영화의 거장' 웨스 크레이븐. 국내에선 '드라큐라2000'이라는 평이한 제목으로 개봉되지만 이 영화의 원제는 원래 '웨스 크레이븐 프리젠트 어 레전드 리본(Wes Craven Presents a Legend Reborn)'이다.
<스크림>에선 인디록을, <스크림 2>에선 모던록을, <스크림 3>에선 하드코어록을 영화에 덧입힌 웨스 크레이븐 감독은 자신이 제작을 맡은 <드라큐라2000>에서 <스크림 3>의 정신을 이어간다. 실제로 <드라큐라2000> O.S.T.에 참여한 그룹 중 일부는 <스크림 3> O.S.T.에 참여했던 익숙한 이름들이다.
<스크림 3>의 음악을 맡은 기라성 같은 헤비 메탈 록 그룹 중 파워맨 5000, 스태틱-X, 시스템 오브 어 다운은 <드라큐라2000> O.S.T. 작업에도 다시 참여했다. 특히 '얼터너티브 메탈 그룹' 파워맨 5000은 이 영화의 헤드 타이틀을 맡아 현대적인 드라큘라의 재현을 도왔다.
스파이더의 내지르는 듯한 괴성이 매력적인 파워맨 5000의 'Ultra Mega'도 듣기 좋지만 다양한 장르의 혼합을 시도한 독창적인 메탈 록 넘버들도 수준급이다. <탑건>의 주제곡 'Take My Breath Away'로 유명한 '베를린'의 초기작을 펑크 스타일로 버전업한 '시스템 오브 어 다운'의 'Metro', 앨리스 쿠퍼 이후 가장 '엽기적인 문제아'로 신성시(?)되는 마릴린 맨슨이 듀엣으로 참여한 갓헤드의 'Break You Down' 등이 앨범의 품격을 높여준다.
게다가 <드라큐라2000>에 삽입된 대부분의 곡들은 이 영화만을 위해 만들어진 '순수 창작물'. 달콤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부담스런 사운드가 될 수 있지만 강렬한 비트의 메탈 음악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겐 충분히 매력적인 음반이다.
황희연<동아닷컴 기자>benotbe@donga.com
♬ 노래듣기 |
- Ultra Mega |
- Metro |
- Break You Dow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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