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 번 걸리는 마술’도 지나치면 병이 된다. 임신기간을 빼고 평균 30여년간 마술처럼 되풀이되는 자궁내막의 생성과 소멸로 인한 생리는 여성들에게 새 생명의 잉태를 보장하는 신비로운 현상. 그러나 생리량이 지나치면 병이 된다. 생리과다는 만성빈혈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자궁근종, 자궁내막암 등 ‘여성의 이상’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주부 신모씨(43)는 늘 어지럽고 피로해 빈혈약을 꾸준히 복용했지만 증세가 나아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생리과다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신씨의 증세는 자궁근종이 원인. 수술을 받은 뒤 건강을 되찾은 신씨는 마음놓고 외출을 하는 등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리문제에 대해 여전히 여성들이 입에 올리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어 이상이 생겨도 혼자서 쉬쉬하다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대부분 여성들은 정기적인 질환검사를 통해 갈수록 발병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생리과다는 ‘경계경보’〓월경은 임신에 대비해 증식했던 자궁내막이 수정란을 ‘품지 못해’ 쓸모가 없어지면서 저절로 벗겨져 몸밖으로 배출되는 생리현상. 그러나 갑자기 출혈량이 크게 늘어나는 생리과다가 오래 지속될 경우 이 시스템이 고장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 정상 여성의 월경주기는 대개 21∼35일. 기간은 2∼7일이며 한 차례의 생리량은 20∼60㎖. 80㎖ 이상의 생리가 10일 이상 계속되면 ‘경계경보’로 보고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의 20%가 생리과다와 관련된 질환이라는 점은 주목할 대목. 한편 잦은 어지럼증과 피로감 등의 증세 뿐 아니라 직장여성이 급성 생리과다일 경우 수시로 패드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 또 이를 방치할 경우 만성빈혈로 악화될 가능성이 커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원인과 치료〓생리과다의 상당부분은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에 따른 자궁내막의 이상증식이 원인.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기능성출혈은 생리주기 중 제대로 배란이 이뤄지지 않아 여성호르몬이 불균형해지는데 따른 자궁내막의 이상증식이 원인. 따라서 주로 초경이 있은 지 얼마 안된 사춘기나 폐경기에 자주 나타난다.
특히 원인불명의 생리과다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프로스타그라딘에 대한 자궁내막의 과잉반응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쉽게 비유를 한다면 ‘잔디’(자궁내막)가 ‘비료’(에스트로젠, 프로스타그라딘)에 과민반응해 급격히 무성해지는 것이다.
이 경우 일차적으로 각종 약물치료와 함께 자궁열풍선치료법, 자궁내 호르몬장치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 가장 흔한 산부인과 질환 중 하나인 자궁근종을 비롯해 자궁선근증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근종이 원인일 때는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아야했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골반경 자궁동맥결찰술, 자궁동맥색전술 등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자궁을 보존하고 수술후 합병증도 적은 편. 그러나 ‘무조건 수술’보다는 별다른 증세가 없을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받으면서 지속적인 관찰을 하는 편이 좋다.
▽나는 생리과다?〓월경시 과다출혈이 있다고 하더라도 35세 이하의 여성은 비교적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폐경기 이후 불규칙한 과다출혈이 잦을 경우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 스스로 생리대에 혈액이 조금 묻으면 1점, 반쯤이면 5점, 거의 다 적시면 10점 등 증세를 체크하는 것도 지혜로운 예방법.
생리기간 중 사용한 총 생리대의 갯수에 점수를 곱한 수치가 150점 이상이면 생리과다로 보고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허준용교수,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재원교수, 카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신웅식교수)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비정상 자궁출혈의 유형
구 분
간 격
기 간
출 혈 량
과다월경
규칙적
8일이상
80㎖이상
불규칙빈발월경
불규칙적
증가 또는 정상
정 상
불규칙과다월경
불규칙적
증 가
증 가
빈발월경
21일미만
정 상
정 상
과소월경
규칙적
정상 또는 감소
감 소
희발월경
35일이상 6개월이내
가변적
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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