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토요일 따뜻한 햇볕이 내려 쬐는 완연한 봄 날. 서울 여의도 밤섬 맞은 편 한강 둔치.
양복차림의 회사원들이 삼삼오오 강가 보트 선착장으로 모여 들고있다. 탈의실에 들어가 각자 들고 온 작은 가방에서 반바지와 티셔츠를 꺼내 입은 이들은 노를 하나씩 들고 나온다. 어느새 20여명으로 늘어난 회사원중 몇 명이 노를 신기한 듯 이리저리 돌려 보고 있는데 한 사람이 “노는 이렇게 젖는 거야”라며 시범을 보인다. 한진해운 드래곤보트(dragon boat) 동호회 ‘보이저’의 총무 김진용과장(36)이다. 이날은 지난해 4월 창립한 보이저의 올해 첫 연습 날.
#뭍에서
“아니 운동화를 신고 나오면 어떡해?” “왜요?” “물에 다 젖으면 어떡할려구?” “아니 배안으로 물이 들어와요?”
준비운동을 하기 전부터 심상치 않은 말이 오갔다. 이날 처음으로 드래곤 보트를 본 신입회원 몇 명이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김과장이 체격이 비슷한 사람끼리 짝을 맞춰 두 줄로 서게 했다. 노젖는 방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끝난 뒤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다.
“팔로만 하지말고 허리를 이용해서 저어야 힘이 덜 들어”. 김과장의 말에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이거 장난이 아니잖아”라는 신입 회원들의 불평(?)이 터져 나왔다.
#물에서
20여분간의 준비운동을 마치고 한명씩 보트에 올라탔다. ‘둥, 둥, 둥’ 북잡이의 북소리에 맞춰 20명이 노를 젖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트는 오른쪽으로 가고 있었다. “좌현. 노를 더 힘차게 저어야지” 오른쪽에 앉은 노잡이들이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잠시후. 이번에는 왼쪽으로 보트가 가고 있었다. “우현. 뭐 해?” 이번에는 왼쪽에 앉은 노잡이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오른쪽 왼쪽으로 ‘갈 지(之)자’ 행보가 이어졌다. “키잡이, 키 똑바로 잡아” 노잡이 20명이 지르는 소리에 북소리까지. 배안이 시끌벅쩍했다.
다시 20여분이 흘렀다. 그제서야 보트가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 원하던 방향으로 가기 시작한 것. 보트안의 소리도 잠잠해졌다. 모두 북소리에 맞춰 노젖기에 바빴다. 속력도 났다.
#다시 뭍으로
보트에서 내리는 회원들 모두 반바지가 반쯤 젖어 있었다. 하지만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다. 김과장은 “한명이 꾀를 부리면 절대로 원하는 대로 곧바로 나갈 수 없다”며 “그래서 드래곤 보트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서로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회원들이지만 한두번 같이 보트를 타면 한마디만 한면 금방 상대방의 의도를 알 수 있다는 것이 김과장의 경험.
김과장은 “지난해에 비한다면 첫 연습 치고는 괜찮았다”며 “조금만 더 연습하면 다음달 국내 대회에서 우승해 세계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호기를 부렸다.
◇드래곤보트는…◇
■한팀 22명으로 구성…세계 42개국서 즐겨
◇유래◇ 기원전 290년 중국 진시황시절 고위 관리로 누명을 쓰고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한 추 유양이라는 시인을 추모하기 위한 중국의 전통 축제가 근원. 그래서 중국에서는 추 유양이 죽은 매년 5월5일에 대회가 열린다. 현대 스포츠로 발전된 것은 1976년 홍콩에서 드래곤보트 축제를 개최하면서부터. 현재는 미국 영국 호주 등까지 전파돼 세계연맹 회원국은 42개국. 한국은 1999년 5월에 드래곤보트협회가 결성돼 아시아연맹 13번째 국가로 등록했다.
◇규칙◇ 북잡이(북치는 사람)와 키잡이(키잡는 사람) 한 명씩에 노잡이(노 젖는 사람) 20명이 한 팀. 국제대회 경기장 길이는 500∼600m. 1분에 60∼80번 정도 노를 저어 3분정도면 결승점에 도착. 수영처럼 조를 나눠 5∼6팀씩이 예선전을 벌여 준결승, 결승에 진출해 최종 순위를 가린다. 세계 대회는 매년 한번씩 열리며 올해는 8월1일부터 5일까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바다의 날을 기념해 첫 대회를 열었으며 올해는 5월27일 한강에서 열린다.
◇도전◇ 드래곤보트협회(02―3776―8831)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4월부터 9월까지 언제든지 한강에서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회원에 가입할 경우 협회에서 팀을 구성해준다. 10∼20명의 한 팀 연회비는 20만원으로 회비이외에 추가 경비는 없다. 회원이 아닐 경우에는 시간에 상관없이 하루에 1인당 1만원. 이 경우 반드시 10명이상이 먼저 팀을 만들어 가야 즐길 수 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레포츠 현장◇
◇래프팅◇ ▽예랑멀티프로모션(02―557―9335) 영월 동강 3만9000원 ▽한백레저(02―515―6633) 인제 내린천 3만원 ▽우퍼월드(02―575―3388) 인제 내린천 3만원 ▽설악레저(033―636―9562) 인제 내린천 2만5000원 *동강은 산란철로 고씨굴 코스만 개방
◇패러글라이딩◇ ▽미스미스터(031―730―1235) 양평 유명산활공장 4만5000원 ▽에어필드(02―3667―0117) 광주 매산리활공장 4만원▽미래항공(02―522―0822) 광주 매산리활공장 4만원▽인천조나단(032―518―1877) 광주 매산리활공장 4만원
◇서바이벌◇ ▽띠앗머리(031―214―1285) 남양교장 3만8000원 ▽엔담레벤처(02―722―8812) 문산교장 4만5000원 ▽레저라인(02―598―6670) 일영교장 3만원
◇클레이사격◇ ▽넥스프리(080―561―8900) 태릉 푸른동산 회원 2만5000원 비회원 2만7000원
◇스쿠버◇ ▽아쿠아마린(02―808―0493) 광명잠수풀 3만원
◇당구◇ ▽당구아카데미(02―598―3877) 서초동당구교실 2만원
◇동호회 소식◇
◇농구◇ ▽2001년 클럽대항 생활체육 청소년 길거리 농구대회 28일 여주공설운동장 실내체육관 031―886―1700 ▽제2회 신세기빅스배 아마추어농구대회 29일 부천시청앞 농구장 011―711―3746
◇족구◇ ▽제8회 국민생활체육 시흥시 연합회장기 족구대회 29일 소래초등학교 031―314―9922
◇씨름◇ ▽제1회 광명시장배 및 연합회장배 씨름대회 29일 광명실내체육관 011―335―4064
◇배드민턴◇ ▽제6회 제주도 생활체육협의회장기 배드민턴대회 29일 한라체육관 064―733―1503
◇댄싱◇ ▽부천시 청소년 댄싱 경연대회 29일 중앙공원 야외음악당 032―325―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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