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지식인들 결집 '문화연대 포럼' 10월 출범

  • 입력 2001년 4월 25일 18시 47분


중국 베이징대 다이진화 교수(좌), 성공회대 백원담 교수
중국 베이징대 다이진화 교수(좌),
성공회대 백원담 교수
‘세계화〓미국화’에 반대하는 동아시아 지식인들이 모여 ‘동아시아 문화연대 포럼’을 결성한다. 동아시아 문화가 미국의 패권주의적 문화에 매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지식인들이 공동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오는 10월 연대포럼을 출범시키는 것.

이 포럼에는 중국에서 베이징대 홍츠청(弘子誠·중문학) 다이진화(戴錦華·비교문학) 교수, 소설가 위화(余華), 연출가 황지수(黃紀蘇), 한국에서 성공회대 백원담(중국학) 연세대 유중하(중문학) 한신대 유세종(국제학) 교수와 화가 홍성담, 시인 김정환씨가 참여하고 있다. 일본 지식인들의 명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홍콩과 대만 지식인들도 섭외 중이다.

이 포럼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2월. 백원담 교수와 중국 왕샤오밍(王曉明·화둥(華東)사범대) 교수가 만나 동아시아 국가간에 지적 소통체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이 포럼의 가장 큰 특징은 학술교류와 문화예술 교류를 병행하는 점이다. 이 포럼의 가장 큰 기획은 루쉰(魯迅)탄생 120주년 기념 행사. 10월 포럼 출범과 함께 학술분야에서는 ‘루쉰학술제’를, 문화예술분야에서는 ‘루쉰영화제’를 각각 마련한다. 이밖에도 한중수교 10년을 맞는 2002년에는 민중미술 교류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다이진화 교수는 “정부 차원의 문화교류는 결국 문화상업주의로 흐를 수 밖에 없다”며 “현재 중국에 불고 있는 ‘한류(韓流)’도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아래로부터의 문화교류가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의 교류도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백원담 교수는 ‘디지털 문화예술 아카데미’에 의뢰해 자신의 강의를 촬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른 교수들의 강의도 녹화해 함께 홈페이지에 올릴 계획이다. 홈페이지는 10월에 개설된다.

참가 학자들의 논문을 모아 계간지도 펴낼 예정. 모든 강의와 논문은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번역된다.

백원담 교수는 “서로 다른 정치 사회적 환경 속에 살고 있는 아시아의 지식인들이 포럼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수경기자>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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