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제모습 되돌려 주오"…市 방재센터 건립 추진

  • 입력 2001년 4월 25일 18시 52분


“남산을 되돌려달라.”

서울의 남산 옛 안기부 건물에 서울시가 종합방재센터를 세우려 하자 해당 중구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중구 김수안 구의원 등 324명은 24일 “당초 공원으로 조성한다고 해놓고서 이제 방재센터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서울시에 시민감사를 요청했다.

주민들은 “옛 안기부 건물이 내곡동으로 옮겨가고 서울시가 91년 남산 제모습찾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 곳을 공원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며 “그런데도 일부 건물을 서울시 산하 기관 청사로 사용하려는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현 도시공원법에는 방재센터 등 공공시설이 들어올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따졌다.

현재 남아 있는 안기부 건물은 2동으로 서울시의 시정개발연구원과 도시철도공사 연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서울시 종합방재센터는 연구원(지상 1∼6층)이 들어서 있는 옛 안기부 건물 지하 1∼3층에 7월 2일 입주할 예정이다.

문제는 연구원과 공사 연수원은 내년과 2004년경 각각 다른 곳으로 옮겨갈 계획이 잡혀있지만 방재센터는 이전 계획이 없다는 점. 그러나 주민들이 반발하는 배경에는 남산의 용산구 지역은 외인아파트 철거 등으로 환경이 나아졌는데도 중구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공공시설 입주가 계속돼 교통 주거 환경 등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는 ‘불만’이 깔려 있다.

중구 주민들은 안기부 건물 철거후 도서관이나 유스호스텔 조성방안을 제안했지만 서울시는 “도시공원법상 기존 건물을 재활용하는 것은 적법하지만 공공시설 신축은 어렵다”는 태도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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