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한국발레 힘찬 도약의 날개짓

  • 입력 2001년 5월 1일 18시 59분


한국 발레가 도약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의 김세연 엄재용이 4월 27일 룩셈부르크 국제발레콩쿠르 2인무 부문에서 금상없는 은상을 차지했다. 국립발레단의 홍정민 신현지도 같은 부문 동상을 받았다. 1991년 시작된 이 대회는 연륜은 짧지만 바르나(불가리아), 파리, 잭슨(미국), 모스크바 콩쿠르와 함께 5대 국제 발레 콩쿠르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콩쿠르 열기: 국제 콩쿠르는 세계 무대를 두드리는 등용문이다. 세계적인 프리마 발레리나로 활약 중인 강수진(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외에도 조주현(워싱턴발레단) 강예나(아메리칸발레시어터) 배주윤(볼쇼이발레단) 유지연(키로프발레단) 등 ‘해외파’들도 콩쿠르의 좁은 문을 통과의례로 거쳤다.

1998년 파리 콩쿠르가 국내 발레계에 콩쿠르 열기를 점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국립발레단 주역인 김지영과 현재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에서 활약 중인 김용걸이 이 대회 2인무 부문에서 1위에 오른 것.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은 “해외에서 줄곧 성장한 강수진은 동경의 대상인 반면 김용걸 김지영의 선전은 국내 무용수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힘과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1999년에 조민영 전은선(UBC)과 황혜민(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이 각각 룩셈부르크와 뉴욕 콩쿠르에서 입상했다. 노보연 장운규는 지난해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바르나에서 최우수 2인무상을 차지한 바 있다.

:발레 붐의 빛과 그림자: 90년대이후 발레는 무용 장르 가운데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10월까지 진행되는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는 이미 2월 모든 공연의 표가 매진됐다. 이 단체의 동호회원은 현재 600여명에 이른다.

‘백조의 호수’ ‘돈키호테’ 등 팬들에게 익숙한 UBC의 레퍼토리는 지난해 80% 이상의 유료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립발레단과 UBC가 지난 연말 나란히 무대에 올린 ‘호두까기 인형’은 맞대결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각각 78%와 92%의 기록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UBC 문훈숙 단장은 “우리 발레계는 UBC의 예술감독인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국립발레단과 안무 계약을 맺은 유리 그리가로비치 등을 통해 지난 10여년간 클래식 발레 중 최고 수준인 러시아 발레의 전통과 교육 방법 등을 흡수해왔다”면서 “이같은 노력이 관객과 발레 인구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발레계의 성장을 ‘외화내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무용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 무대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려면 뛰어난 안무자와 작품이 필요하다”면서 “안무자가 뒷받침되지 않은 무용수 중심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97년 이후 주요 국제 콩쿠르 입상자 리스트

김용걸

국립발레단

97년 모스크바 콩쿠르 남성 동상

김지영

98년 잭슨 콩쿠르 여성 동상

배주윤

볼쇼이발레단

98년 러시아페름콩쿠르 여성 1등, 최고 듀엣 상

김용걸 김지영

국립발레단

98년 파리콩쿠르 듀엣 부문 1등상

조민영

유니버설발레단

99년 룩셈부르크콩쿠르 남성 솔로 은상

전은선

99년 룩셈부르크콩쿠르 2인무 동상

김창기 김은정

국립발레단

황혜민

한국예술종합학교무용원

2000년 뉴욕콩쿠르 솔로 동상

장운규 노보연

국립발레단

2000년 바르나콩쿠르 베스트 커플상

장운규 김지영

국립발레단

2001년 러시아 카잔 콩쿠르, 장운규 남성 1등, 여성 2등상

엄재용 김세연

유니버설발레단

2001년 룩셈부르크콩쿠르 2인무 은상

신현지 홍정민

국립발레단

2001년 룩셈부르크콩쿠르 2인무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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