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면 나아지겠지.”
자녀가 뚱뚱해도 안일하게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마른 것을 병으로 여기고 뚱뚱한 것을 건강한 것으로 착각하는 부모도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소아비만 환자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소아비만 발생률은 최근 10년 사이 거의 두 배 이상 늘어나 초등학생 5명중 한 명이 비만일 정도다.
소아비만은 보통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의 비만을 말한다.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성인비만과 달리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해 생긴다. 문제는 한 번 생긴 지방세포는 살이 빠져도 사라지지 않아 성인이 된 후 다시 살찔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실제 소아비만의 80∼85%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진다.
소아비만의 3분의 1 이상은 유아기에 나타나며 절반 이상은 6세 이전에 나타난다. 유아기 비만은 돌이 지나면서 활동이 늘어나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비만이 계속되거나 잠깐 살이 빠졌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소아비만의 측정법은 〔(실제체중―표준체중)÷표준체중〕×100. 표준체중은 151㎝ 이상은 (키―100)×0.9, 150㎝ 이하는 (키―110). 표준체중보다 20% 이상 더 나갈 때 소아비만에 해당된다.
소아비만인 아이는 편도가 커져 호흡장애를 일으키거나 겨드랑이 사타구니에 자주 물집이 생기기 쉽다. 무거운 몸무게를 지탱하느라 무릎관절이나 척추 등에 통증을 느끼거나 폐활량이 줄어들어 산소부족증으로 두통에 시달릴 수 있다. 또 감기 폐렴 등 호흡기 질병에 자주 걸린다.
자녀가 이름 대신 ‘뚱땡이’나 ‘돼지’란 별명으로 불리며 왕따 당하길 바라지 않는다면 하루빨리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좋다.
하루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게 하되 아이스크림 과자 햄버거 등 살찌는 음식을 피하고 기름기 없는 생선 해조류 야채 등을 먹인다. 조리법은 튀기는 대신 조리거나 굽는 방법을 쓰고 버터 대신 다이어트용 마가린을 쓴다. 간식은 딸기 토마토 등 수분이 많고 칼로리가 낮은 과일이나 무가당 주스를 주되 하루 섭취 열량의 10∼15%를 넘지 않도록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조절이 될 뿐만 아니라 체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므로 아이가 좋아하는 운동을 최소한 일주일에 3∼5일 정도 시킨다. 02―748―9567
임인석(중앙대 용산병원 소아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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