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가 결혼 후 재산관리에 관해 미리 계약을 하는 ‘부부재산약정등기’ 제도에 대해 남녀간의 견해 차이가 현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정보업체인 ㈜듀오(사장 신은경·申恩卿)는 전국의 20대와 30대 남녀 651명(남성 310명, 여성 34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의 61.9%(211명)가 이 제도의 활성화에 찬성한 반면 남성은 79.7%(247명)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찬성이유는 ‘평등한 부부관계를 위해’가 57.8%로 가장 많았고 ‘안정적인 결혼생활유지를 위해’(24.2%), ‘여권신장에 기여할 수 있으므로’(8.1%), ‘이혼때 재산분쟁을 막기 위해’(5.7%)순이었다. ‘결혼후 남편을 휘어잡을 수 있어서’(4.3%)라는 의견도 있었다.
반대한 남성들의 68.4%는 ‘부부간에 계약을 맺는 것은 너무 각박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재산에 대한 권리는 당연히 남편의 것이므로’(12.6%)나 ‘부모와 주변사람의 반대 등 주위의 시선 때문에’(10.1%)라는 보수적인 견해도 상당수 나왔다.
‘계약때 재산분배의 기준이 애매하므로’(6.9%), ‘세상이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지 답답하다’(2.0%)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남성의 찬성이유 가운데는 ‘평등한 부부관계를 위해’(55명중 31명)가, 여성의 반대이유 가운데는 ‘각박하다’(79명중 49명)가 가장 많았다. 반대하는 여성 중에는 ‘결혼하면 다 내 것인데 왜 나눠야 하느냐’(2명)는 의견도 있었다.
신사장은 “부부간의 정을 중시하는 정서에 따라 계약이라는 절차가 각박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젊은 세대의 결혼관이 합리적으로 변함에 따라 머지않아 이 제도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석호기자>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