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에 확산되고 있는 제3 수행법을 둘러싸고 이것이 과연 올바른 불교 수행법이냐는 논란이 게세게 일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제3 수행법은 ‘아봐타(avatar)’와 ‘마음 수련회’.
1987년 해리 팔머라는 미국인에 의해 창안된 아봐타는 1990년 초반 한국에 들어온 이후 일부 불자와 스님들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아봐타는 산스크리트어로 성자(聖者)라는 뜻으로 ‘나’ 이면에 있는 ‘참 나’를 뜻한다. 아봐타 코스는 1부 다시 떠오르기(2일), 2부 현실을 지배하는 원리 연습(4∼5일), 3부 원하는 현실의 창조 연습(2∼4일) 등으로 구성돼 하루 12시간씩 9일동안 진행된다.
이중 유일하게 공개과정으로 진행되는 1부 코스는 부정적 관념을 고백하는 연습 등 30가지 단계로 구성돼 있다.
한국의 아봐타 센터는 일정한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으나 서울 양재동 의식개발연구소 등 서울지역 20여군데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 퍼져있으며 일반인을 지도할 수 있는 마스터(master)급이상 출가자만 60∼70여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음수련회는 1996년 국내에서 생겨났다. 아봐타 센터와 달리 마음수련회는 사단법인으로 등록돼 있으며 가야산에 본원을 두고 전국에 20여개의 지역수련원을 두고 있다. 얼마전 태고종 총무원장에 취임했다 물러난 종연(宗演)스님이 마음수련회에 잠시 가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반대파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마음수련회에서는 사람 마음의 본성을 아는 과정(지성인·知性人 과정), 본성에 드는 과정(입성인·入性人 과정), 본성에 일치하는 과정(전인·全人 과정) 등으로 나눠 단계적인 훈련을 받는 게 특징이다.
불교계에서는 이들 수련법이 불교수행법과 유사성을 갖고 있긴 하지만 근본사상은 불교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서울 무불선원 원장인 상묵(常默) 스님은 “몇해전 160만원을 주고 약 1주간의 비공개 아봐타 수행을 해본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이 불교의 수행법과는 크게 다른 것임을 알게 됐다”며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조계종 중진 스님중에도 이런 수행법이 마치 최첨단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인양 신도들에게 가르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불교 전반의 수행방법에 대해 연구해온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전재성 회장은 “수행법의 본질은 기술적인 수행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제3 수행법은 불교의 전체적 수행체계에서 일부만을 따서 기술적으로 상품화한 것이므로 불교 수행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선수행 아봐타 마음수련회 등을 모두 경험해본 전남 목포 길상사 주지 동준(東俊) 스님은 “선수행을 하다 보면 반드시 걸림이 있게 마련인데 이 걸림을 해결하는데 제3 수행법이 도움이 됐다”면서 “간화선(看話禪)과 비파사나같은 전통적인 수행방편을 좀 더 체계화하는데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 명상아카데미 오원명 원장은 “화두를 들고 참선하는 간화선이 대중화에 실패, 제3 수행법이 대두했다”며 “대중들이 간화선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제3 수행법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