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왕자표 딱지 이젠 떼야죠" <그여자네 집>의 차인표

  • 입력 2001년 5월 3일 19시 05분


얼마 전 차인표(34)에게 자기 동네(서울 청담동)의 장점을 소개하는 인터뷰에 응해달라고 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우리 동네를 좋아하지 않아요. 연예인들이 많이 살아서 더욱 그렇죠. 거품 투성이로 비춰지는 것 같기도 하고. 정민(아들·3)이가 크면 좀 조용한 곳으로 가려구요. 그래서 지금 전세 살아요.”

그리고는 데뷔작 <사랑을 그대 품안에> 이후 줄곧 유령처럼 자신을 따라다니던 ‘왕자’라는 꼬리표가 ‘인간’ 차인표를 얼마나 왜곡하고 있는 지를 덤으로 설명했다.

4월 28일 첫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그 여자네 집>(토 일 오후8·00)으로 오랜만에 TV에 돌아온 그를 보면 이 말에 수긍이 간다.

그가 연기하는 태주는 그저그런 집안의 공사판 현장감독. 나이많은 부하 직원의 연장을 일일이 챙겨주고, 하루 일이 끝나면 직원들과 숟가락 꽂인 소주병을 들고 음주가무를 즐기는 게 일상이다.

그리고 같은 동네의 배경 좋고 능력있는 커리어 우먼 영욱(김남주)과 굴곡많은 사랑을 키워가면서 집안 간의 갈등에 번민하는 평범한 젊은이다.

“평범한 캐릭터가 사실 소화하기 가장 어렵더군요. 지난해 SBS <불꽃>에서처럼 극단적인 인간의 경우 그런 성향에 그냥 매몰되면 되거든요.”

<짱> <닥터 K> 등 출연할 때마다 쓴 맛을 보고도 지난해부터 “이제 제대로 영화를 하고 싶다”던 차인표가 <그 여자네 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김정수 작가가 대본을 맡았기때문.

김정수는 1998년 MBC <그대 그리고 나>에서 차인표를 처음으로 ‘왕자’에서 ‘보통 인간’으로 만들어 준 작가다.

“김선생님이 쓰신다기에 무조건 출연하기로 했다”는 차인표는 주연을 맡을 코미디 영화 <아이언 팜>(Iron Palm)의 촬영도 11월경으로 연기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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