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포크 가수들이 한자리에서 노래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포크 콘서트(1968년 11월)를 열었던 한대수(사진)를 비롯해 송창식 윤형주 이동원 이정선 장계현 홍민 ‘뚜아에모아’ 유익종 최백호 등 25개 팀이 70년대 포크의 진수를 선사한다. 이만한 팀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1999년 포크 페스티벌 ‘통기타 30년’이후 처음.
무대는 15, 16일 오후 7시반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포크 축제 ‘행복의 나라로’다. ‘행복의 나라’는 포크 원조 한대수가 1971년 발표한 노래이며 미국에 있는 한대수는 공연을 위해 8일 귀국한다.
주최측인 한국포크싱어연합회(회장 이필원)는 “포크는 서정적 가사와 빼어난 가창력으로 30여년 넘게 질긴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단순히 경기 하남시 미사리의 포크 무대를 옮겨오는 데 그치지 않고 70년대 포크의 낭만과 철학을 되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생맥주 통기타 청바지로 대변되는 포크는 70년대 유신 정권의 억압속에서 유일하다시피한 젊음의 분출구였다. 탄압 끝에 서정성 짙은 고운 노랫말로 ‘우회’했으나 80년대에는 상업성을 거부하고 언더그라운드 노래를 꽃피우기도 했다. 현재는 대도시 근교 카페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추억의 노래’가 됐으나 매년 간헐적으로 열리는 크고작은 포크 콘서트에는 중년 팬들의 발길이 만원을 이룰만큼 잠재력이 크다.
‘뚜아에모아’의 멤버로도 참가하는 이필원 회장은 “나를 비롯해 많은 가수들이 20여년만에 큰 무대에 서지만 포크를 잊지 않았기 때문에 얼굴의 주름살만 빼면 70년대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의 레퍼토리는 ‘바보처럼 살았군요’(김도향) ‘산까치야’(라나에로스포) ‘사랑사랑 누가말했나’(남궁옥분) ‘사랑이여’(유심초) ‘고래사냥’(송창식), ‘밤에 떠난 여인’(하남석)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장은아), ‘목화밭’(하사와 병장), ‘길가에 앉아서’(김세환), ‘잊게 해주오’(장계현) ‘영일만 친구’(최백호) ‘고별’(홍민) ‘물좀 주소’(한대수) ‘개똥벌레’(신형원) 등. 다만 15일, 16일 출연 가수들은 서로 다르다. 티켓은 3만, 5만, 10만원. 1588―7890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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