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소속사측은 8일 “‘제로’는 98년 등장한 국내 사이버가수 1호인 아담이 맞다”고 밝혔다. 올해 26세인 ‘제로’는 현재 단국대 기악과(바순전공)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
‘제로’는 SBS 인기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날들’(밤10시)의 타이틀곡 ‘약속’ 등을 불러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음반기획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에서는 두 명의 ‘제로’가 등장한다. 첫번째 ‘제로’는 인터넷을 통해서만 활동하며 ‘얼굴없는’ 가수로 인기를 끈 것으로 설정된 드라마상의 캐릭터. 또 다른 ‘제로’는 ‘아름다운 날들’의 타이틀 곡을 불러 시청자들에게 목소리만 알려진 ‘진짜’ 가수다.
극 중에서는 얼마전 ‘제로’의 정체는 선재(류시원)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또 한명의 ‘제로’는 마케팅 전략상 기획사측에서 신분을 숨겨왔던 것. 최근 ‘아름다운 날들’의 수록곡을 담은 주제가 음반이 인기를 끌면서 진짜 가수 ‘제로’에 대해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왔다.
음반기획사인 예당음향측은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제로’를 노출시키지 않다가 이달말 출시될 독집 앨범에 맞춰 신분을 공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었다.
예당음향의 김종욱 과장은 “드라마가 가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기획단계부터 주제가 음반 등을 염두에 두고 가수 ‘제로’를 물색했다”고 말했다. 드라마상의 가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드라마를 통해 ‘제로’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현실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마케팅전략인 셈.
특히 ‘아담’이 얼굴을 숨기고 사이버 캐릭터를 내세워 활동했던 가수였던 점과 극중 ‘제로’가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뜬 가수라는 설정이 맞아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아담을 ‘제로’로 결정했다.
타이틀곡 ‘약속’을 비롯한 수록곡은 진짜 ‘제로’와 극중 ‘제로’인 류시원이 각각 불렀다. 현재 드라마에서는 두 사람이 부른 곡이 번갈아 흐르고 있다. 그러나 다음주부터는 드라마 내용상 선재가 본격적으로 가수활동을 시작하게 돼 극중 ‘제로’인 류시원이 부른 곡이 많이 나갈 전망이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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