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韓-日화단에 영향준 '모노(物)의 작가' 곽인식을 아세요

  • 입력 2001년 5월 8일 18시 59분


투명한 색점들이 빛으로 승화한 말년의 작품'무제'.
투명한 색점들이 빛으로 승화한
말년의 작품'무제'.
1960년대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유행했던 현대미술 사조인 ‘모노크롬(monochrome·단색화)’과 ‘모노(物)’에 큰 영향을 미친 재일교포 작가 곽인식(1919∼1988). 그를 재평가하기 위한 ‘모노(物)와 빛의 작가―곽인식’ 전이 11일∼6월17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열린다.

대구에서 태어나 17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1941년 도쿄의 일본미술학교를 졸업한 곽씨는 재일교포라는 점 때문에 생존 당시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업적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두 나라 현대미술사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오늘날의 평가다.

50년대 말∼70년대 중반 오브제 작업과 재료의 물성을 강조하는 작업을 통해 그는 60·70년대 일본에서 유행했던 모노하(物派)에 영향을 주었다.

정준모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당시 재일교포 이우환과 세키네 노부오 등 일본의 ‘모노하’ 작가들은 나무 철 유리 등 여러 물질에 최소한의 행위를 가한 작품들을 내놓았는데 곽인식은 이들보다 먼저 이런 작품들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또 물질에서의 겉과 안, 평면에 대한 이론 등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모노크롬 양식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이처럼 물질에 대한 부단한 탐구 끝에 그는 70년대 중반 이후 질박한 물성이 투명한 빛으로 승화하는 평면 작품들을 선보였다. 종이 위에 색점 이나 묵점들을 놓는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이같은 작품을 만든 것.

이번 전시에는 ‘고향’ ‘묵’ 등 50년대의 수묵화와 유화 10여 점, 돌 놋쇠 유리 등의 오브제를 통해 화면의 물질성을 드러내는 50년대 말∼70년대 중반 ‘모노’ 작품 30여 점, 개구리 알 모양으로 투명한 색점들이 종이 위에서 명멸하는 70년대 중반 이후 평면 작품 30여 점 등 모두 70여 점이 나온다. 이들 중에는 현대화랑 개인전(1982년)과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1985년) 등 그동안 그의 국내 전시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작 40여 점도 포함되어 있다. 02―720―1020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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