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교사-프로그램 검증◇
우리말뿐만 아니라 영어도 모국어처럼 유창하게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부모의 바람으로 재윤이는 요즘 1주일에 두 번 영어유치원을 다닌다. 다행히 첫날부터 노랑머리 외국인 선생님을 거리낌없이 대하고, 유치원가는 날을 좋아한다.
2, 3년 전 처음 생겨난 영어유치원이 급속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 신도시는 물론 웬만한 지방도시에서도 영어유치원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분당만 해도 서현역 일대를 중심으로 70여개의 영어유치원이 성업중이다.
이들 영어유치원은 언어의 ‘이미지화’를 강조한다. 나중에 머리가 커서는 단어 따로, 문장 따로 배워야 하지만 어린아이들은 언어를 이미지로 기억해 효과적으로 체득한다는 것. 그만큼 영어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럴듯하지만 무턱대고 영어유치원에 보내선 곤란할 것 같다. 우선 유치원비가 장난이 아니다. 1주일에 2, 3번 나가면 20만∼30만원, 주 5일이면 60만원 안팎까지 훌쩍 뛰어오른다. 교재비 급식비를 따로 받는 유치원도 있다.
그러나 돈보다는 역시 ‘얼마나 잘 가르칠 수 있을까’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뛰어놀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 영어유치원은 ‘영어학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어유치원 선생님은 한국인 반, 외국인 반으로 구성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외국인 선생님이 수업을 주도하되 우리 정서에 밝은 한국 선생님이 참관하며 도와야 한다. 한국 선생님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생님도 자격증을 갖고 있는 유아교육 전문가여야 한다.
교육 프로그램도 검증해보는 것이 좋다. 자질있는 선생님이 진행하는 영어수업이라도 그것이 체계적이지 않으면 짜임새 있게 진행하기 어렵다. 검증된 외국 프로그램을 수입해 쓰는 영어유치원도 많이 있다.
◇등록전 수업참관은 필수◇
아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내기로 했다면 첫 번째 단계는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통해 미리 정보를 수집하는 것. 어느 정도 마음을 굳히면 등록하기 전에 반나절 가량 아이와 함께 수업을 들으며 ‘확인작업’을 벌여야 한다.
며칠 전 재윤이는 동화책을 펼치다 코끼리를 보고 “엘리빵”이라고 했다. “코끼리잖아”라고 했더니 “아냐, 엘리빵이야”라고 고집한다. 불과 얼마 전 꽃을 플라워라고 가르치던 아빠에게 ‘저항’하던 재윤이가 영어유치원에 다니더니 그새 달라진 걸까.
◇김유진(32·경기 성남시 분당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대학원, 미국 FDU 심리학과 대학원 졸업
△외국계 컨설팅회사에 근무하는 남편과의 사이에 외동딸(재윤·3)
△결혼, 출산 이후 접어뒀던 공부를 좀 더할 생각이지만 당장은 재윤이를 잘 키우는 것이 지상(至上)의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