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변호사의 문화재 기증은 당시 세간의 화제였다. 재력가가 아니면서도 이렇게 많은 유물들을 수집했고 미련 없이 그것을 국가에 기증했다는 점, 보통의 컬렉터와 달리 토기 하나만을 집중적으로 수집했다는 점, 토기 1500여 점은 문화재 기증 사상 단일 종류의 유물로는 최대 수량이었다는 점 등에서 그러했다.
중앙박물관은 최 변호사의 뜻을 기려 기증문화재 특별전을 마련했다. 6월10일까지 서울 경복궁 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에서는 최 변호사가 기증한 토기 중 명품 500여 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출품 토기는 원삼국시대 토기부터 조선시대 토기까지 한반도 토기문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들. 삼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토기들을 한데 모아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 특히 그동안 보기 어려웠고 연구자들로부터도 외면당했던 고려와 조선시대의 토기들이 다수 전시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전시품들은 화려함보다는 옛그릇의 질박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청자, 백자에만 익숙해 있던 세인들로서는 서민들의 미감이 살아 있는 토기의 미학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월요일 휴관. 02-398-5000.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