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마니아들 "애완동물은 내 인생의 동반자"

  • 입력 2001년 5월 9일 19시 07분


'개 박람회'에 참가한 여대생들
'개 박람회'에 참가한 여대생들
99년 미국의 세계 미래학회는 ‘미래 10대 전망’의 하나로 “2035년부터 세계인구의 증가세가 멈추는 대신 애완동물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완동물은 일부 층에서는 더 이상 ‘동물’이 아니라 동반자로 자리잡고 있다. 사회가 갈수록 개인화되고 있는 탓이다. ‘애완동물 마니아.’마니아들이 공들이는 애완동물의 스펙 트럼은 뭘까

◇"자식처럼…분신처럼…" 마니아들의 '동물 예찬'

▽페럿(Ferret)을 아시나요

부산에 사는 신환율군(16·건국고1)은 요즘 페럿(Ferret)을 키우는 재미에 빠져 있다. 직접 ‘인터넷 페럿 동호회’(www.ferretclub.co.kr)까지 열어 120여명의 회원에게 ‘따끈따끈한’ 정보를 나눠주고 있다.

페럿은 족제비과 중 유일하게 사람과 가까워진 동물. 그러나 스컹크처럼 방귀를 뀌며 번식기에는 냄새를 피우기 때문에 95년 중성화수술과 냄새제거 수술이 유행하면서 애완동물로 떠올랐다.

“올해 초 강아지를 한 마리 키워볼까 하고 인터넷을 뒤지다가 페럿을 접하게 됐어요.”

자신의 가운데 이름 ‘환’자를 살려 붙여준 이름은 ‘환돌이’. ‘환돌이’를 데리고 나가면 사람들이 “원숭이냐, 족제비냐”고 물으며 호기심을 보일 때 신군은 어깨를 으쓱댄다.

신군이 말하는 페럿의 장점은 청결함과 애교.

모서리 진 벽을 화장실 삼아 항상 정해진 곳에서만 ‘볼 일’을 보기 때문에 별 걱정이 없다. 사교성은 개도 능가한다는 것.

구입시 백신 접종과 불임수술을 받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고양이 사료와 달콤한 과일 등을 주로 먹는다.

▽뱀도 情들이기 나름

“뱀을 키운다니까 친구들이 ‘엽기’ ‘변태’래요. 만져보면 얼마나 부드럽고 시원한데요.”

뱀 4마리의 ‘아빠’ 이대환씨(32·상업·충남 예산군)는 뱀을 매일 쓰다듬는 ‘뱀 마니아’다.

이씨가 ‘키우는’ 뱀의 색깔과 이름은 제각각이다. 길이가 40㎝ 정도인 밀크 푸에블란과 흰줄무늬뱀, 시날론 밀크 스네이크, 알비노 옥수수뱀이 김씨의 ‘아들들’이다.

“중학교 때 20㎝ 길이의 흰줄무늬뱀이 제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더라고요. 예쁘기에 잡아 와서 키우게 됐죠. 첫 인연이었죠.” 97년 일본에서 6개월 연수할 때는 키우던 뱀이 허물을 벗으며 남겨놓은 껍질을 지갑에 넣어 다닐 정도였다.

이씨는 뱀 마니아답게 뱀에 관련된 영화나 TV프로그램은 빠지지 않고 본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물론 아나콘다. 독사가 많으므로 충분한 지식을 쌓은 후 전문가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좋다는 게 이씨의 조언.

▽"그래도 역시 개가 최고"

6일 오후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서울 개 박람회’가 열렸다.

셰퍼트 7마리와 함께 출전한 천리안 동물사랑동호회 운영자인 김주한씨(42·경기 용인시 남동)는 부인, 개 20마리와 함께 살기 위해 집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경기 용인시로 옮겼다.

김씨는 의류회사에 근무하다 순전히 ‘개가 좋아’ 개 훈련사 자격증을 땄고 개 조련을 생업으로 택했다.

◇잘 팔리는 '애완 3종'

요즘 애완동물 리스트는 매미 고슴도치 호로새 몽구스 해마 달팽이 박쥐에 이르기까지 지평이 넓어졌다.윤신근 한국동물보호연구회장은 “특이한 동물에 대한 호기심만으로 선뜻 애완 동물을

구입해서는 안 된다”며 “‘과연 내가 오랫동안 키울 수 있을지’를 생각한 뒤 지식을 쌓고 구입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요즘 서울 청계천 동물상가에서 잘 팔리는 애완동물 3종류를 알아보자.

▽‘손노리’ 왕관앵무새〓왕관앵무새 중 날개 끝을 잘라 날지 못하도록 한 것이 특징. ‘주인’의 손에 앉아 재롱을 부리는 것이 장기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 곡류 오징어뼈 등을 먹는다. 마리당 9만원선.

▽기니피그〓‘미니돼지’라고도 불린다. 햄스터보다 약간 크며 전용사료, 채소, 과일을 주로 먹는 잡식성이다. 올들어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생명력이 강해 쉽게 키울 수 있다. 한 쌍에 2만5000∼3만원.

▽미니 햄스터〓햄스터보다 약간 작다. 웅크리면 길이가 3㎝도 안되는 ‘초미니급’이어서 잃어버리기 쉬우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전용먹이나 야채, 과일을 주면 된다. 가격은 마리당 2000원 정도.

◇애완동물 고를땐-털에 윤기나고 깨끗해야 값 너무 싸도 일단 의심

애완동물을 구입할 때에는 털에 윤기가 있고 피부가 깨끗한 것을 골라야 한다. 지나치게 싸면 일단 경계하는 것이 좋다.

개나 새 등 대중적인 애완동물은 일반 동물병원에서 살 수 있으나 희귀종은 인터넷 사이트나 전문 판매소에 의뢰해야 한다.

전문판매소는 서울 동대문구 청계천 7가에 20여개소가 몰려 있다. 서울 지하철 4호선 동대문운동장역에 내려 3분 정도 걸으면 된다.

▽희귀종 전문 사이트

파충류전문사이트(www.hibull.co.kr), 페럿전문사이트(www.ferrets.co.kr), 사이버펫쇼핑몰(www.cyberpet.co.kr)

전문판매소

전화(02)

미화조류공판장

766-0687

영남애조원

763-6553

제일조류공판장

743-3076

한솔페트숍

763-9294

대한조수공판장

743-0647

대상관상어

3676-4866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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