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외모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B씨가 어느 날 공개 석상에서 웨이브를 많이 넣은 파마를 하고, 귀티 나는 투피스에 금반지 금목걸이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걸치고 나왔다. B씨 특유의 갈색 피부와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실장님 너무 예뻐요. 30대 중반이라고 해도 믿겠다.”
“그 복고풍 분위기의 파마는 어디서 하신거예요? 교양미까지 철철 넘치시네.”
평소 그와 친분이 있던 여성 지인들은 B씨의 ‘달라진 외모’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뒤따라 도착했던 남성 지인들은 B씨와 주변 사람들과는 상당히 다른 미감 (美感)을 보여주었다.
“실장님 그렇게 입으시니까 꼭 외국 귀부인 같아요. 그렇지, 제3세계 귀부인.”
“아니야, 그 이상이지. 아메리칸 스타일의 당당한 커리어 우먼처럼 보여요. 왜 그 유명한 인권운동가 있잖아요.”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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