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국보 연곡사 부도탑 '머리' 뒤바뀌었다

  • 입력 2001년 5월 20일 18시 48분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기품을 자랑하는 한국 부도(浮屠)의 걸작, 전남 구례의 국보 54호 연곡사 북부도(北浮屠·고려초)와 국보 53호인 연곡사 동부도(東浮屠·통일신라말). 이 두 부도 윗 부분의 석재 조각물 위치가 뒤바뀌었음이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1980년대 초의 사진과 최근의 사진을 비교한 결과 밝혀진 것. 부도는 고승의 사리를 안치하는 돌로 된 탑이다.

북부도는 3월초 도굴꾼에 의해 붕괴된 상태. 현재 문화재청이 북부도의 복원 작업을 벌이고 있다. 80년대 초의 사진을 보면, 상륜부의 맨 아래에 앙화(仰花·하늘을 향하고 있는 연꽃잎) 조각이 있고 그 위에 봉황 네 마리가 날개를 펼친 모습의 조각이 올라앉아 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아래에 봉황이, 위에 앙화가 있다. 즉 위치가 뒤바뀐 것이다.

동부도의 경우, 상륜부 맨꼭대기의 보륜(寶輪·둥글고 넓적한 형태의 돌) 2개의 위치가 서로 다르다.

왜 이렇게 됐을까. 현재 추론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상륜부의 조각물이 자연적 혹은 인위적 훼손으로 무너져 내렸을 때 사찰 측에서 이를 다시 올려놓는 과정에서 잘못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재구 학예연구관은 “앙화가 아래에 있고 봉황조각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 석조 부도의 기본 양식”이라면서 “복원작업을 하면서 위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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