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아들 美예일大 보낸 김성혜씨의 철학

  • 입력 2001년 5월 22일 18시 48분


96년 서울에서 열린 한 조정경기대회에 예일대를 대표해 출전한 아들 브라이언과 함께 한 김성혜씨 부부
96년 서울에서 열린 한 조정경기대회에 예일대를 대표해 출전한 아들 브라이언과 함께 한 김성혜씨 부부
◇"서울大보다 하버드大 도전하세요"

“한국 어머니들에게 호소하고 싶었어요. 아이들의 목표를 서울대, 연고대에 두지 말라고.”

30여년간의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96년 귀국한 김성혜씨(47)가 또래의 한국 엄마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아이가 얼마나 똑똑하기에 예일대에 들어갔어요”다.

김씨 입에서 나오는 대답은 한결같다.

“우리 브라이언은 서울대에 들어갈 실력은 없는 아이예요. 그렇지만 예일대는 성적만으로 학생을 뽑지 않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었죠.”

한국의 부모들을 항상 안타깝게 바라보다 이참에 ‘서울대보다 하버드를 겨냥하라’(물푸레)는 책을 내 자녀의 유학을 놓고 고민하는 학부모들에게 미국교육의 체험담과 대학입시 등에 관한 정보를 자세히 밝혀놓았다.

전 연세대 철학과 김형석 교수의 딸로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그가 한국 아이들의 미국 유학을 ‘부추기는’ 까닭은 아들 브라이언을 낳고 기르면서 체험한, 한국과 전혀 다른 차원의 ‘미국식 전인교육’ 때문.

“브라이언은 한국의 명문대가 요구하는 실력 기준에서 보면 턱없이 부족한 점이 많았어요. 그러나 공부 못지않게 스포츠나 사회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아들은 ‘보통 정도의 머리’로 예일대에 들어간 겁니다. 시험성적보다는 친구를 잘 사귀고 사회성과 봉사정신이 있는 학생들을 선호하는 교육제도와 대학입시 덕분이었지요.”

때문에 한국에서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라면 차선책으로 유학을 진지하게 고려해보라는 권유를 주위 사람들에게 서슴지 않는다.

“단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와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도 많아요. 유학에 앞서 ‘내 아이가 과연 철(mature)이 들었나’를 부모가 판단해 철이 들었다고 판단됐을 때 유학을 보내야 합니다.”

철이 든 학생을 가려내는 기준으로 그가 제시한 33가지 기준은 자녀의 유학을 놓고 고민하는 부모들이라면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들.

김씨는 “철이든 학생들이라야 하버드대나 예일대에 가지 못하더라도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선 전학이 자유롭기 때문에 처음부터 명문 사립고나 명문 대학에 집착하지 말라”고 말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