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0시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광장.
빨강, 주황, 노랑, 파랑색의 '색동(色童) '들이 구름같이 모여 있었다.
화려한 색색의 티셔츠를 입은 6∼7세 어린이 2200여명이 송파구가 주최한 '유아마라톤 대회' 출발선에 집결해 있었다.
그룹별로 2분 간격으로 출발신호가 떨어지자 마자 총 1.3㎞ 레이스가 펼쳐졌다. 레이스동안 내내 짝꿍의 손을 꼭 잡고 놓치지 않는 '커플파' , 넘어져 우는 친구를 일으켜 함께 뛰는 '의리파' 는 물론 1등을 놓치지 않겠다고 전력질주하는 '악바리파' 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이 연출됐다. 같이 나온 유치원 교사들과 가족들이 레이스를 따라가며 펼치는 응원열기도 뜨거웠다.
출발한 지 20분 정도 지나자 결승점을 끊는 아이들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작년에 1등을 차지한 형처럼 꼭 1등을 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운 김병운 군(6)은 "감기 때문에 힘이 빠져 3등에 그쳤다" 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 김병채씨(37)는 "매일 밤 집 근처 공원을 1시간씩 함께 뛰면서 가족들 건강도 지키고 가족간의 화목함도 다질 수 있었다" 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장애 어린이들도 다수 참가, 눈길을 끌었다. 좌반신 장애아 이주현양(6)과 다운증후군 장애아 배세진양(7)은 힘들었지만 무사히 전 코스를 완주해 '특별상' 으로 메달을 받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내년에도 뛰겠다" 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짓는 세진이를 바라보던 어머니 오은주(34)씨는 "아이가 오히려 상처를 받게 될까봐 처음엔 걱정했는데 오히려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며 기뻐했다.
<김현진기자>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