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禳災(양재)

  • 입력 2001년 5월 24일 18시 50분


만약 100년 전쯤 ‘제일 무서운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여론조사를 했다면 단 한 가지의 답이 나왔을 것이다. ‘하늘’이다. 옛날에는 모든 현상을 ‘天意’(하늘의 뜻)로 여겼던 탓이다. 그만큼 하늘은 絶對的인 존재였다.

天子 역시 ‘하늘의 아들’에 불과했으니 그도 하늘은 ‘하늘처럼’ 받들어야 했다. 그래서 그 어떤 天子도 하늘 앞에 당당했던 자는 없었으며 天下를 손에 쥐어 氣高萬丈(기고만장)했던 秦始皇(진시황)조차도 하늘 앞에서는 사시나무 떨 듯 떨어야 했다. 그러니 일반 백성들이야 오죽 했겠는가.

그래서 歷代 帝王들은 天意에 一喜一悲(일희일비)했다. 사냥 중 흰 기린을 잡으면 吉兆(길조)라 하여 국가적인 慶事가 되었으며 다들 帝王의 德을 마르고 닳도록 稱頌(칭송)했다.

반면 日蝕(일식)과 地震(지진), 마른하늘에서 벼락이라도 치면 이건 보통 凶兆(흉조)가 아니었다. 民心이 흉흉대기 시작한다. 하늘이 재앙을 빌려 不道德한 왕을 懲罰(징벌)하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일례로 중국 東漢은 메뚜기 떼가 설쳐대자 民心이 흔들려 망하였다.

특히 農事에 직결되는 비는 더욱 그러했다. 가뭄이 든다든지 아니면 너무 많이 와서 물난리라도 나면 큰일이었다. 더욱이 봄철 모내기 때의 비는 그 해 農事의 豊凶과 직결되는 것인 만큼 더 걱정이었다.

이처럼 예측 못할 天意에 대해 帝王들은 여러 가지로 대처하였으니 이른바 禳災(재앙을 물리침)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祈雨祭(기우제)는 대표적인 것이며 이미 소개한 日蝕(일식), 月蝕때 행했던 ‘救蝕’, 지진 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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